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은행, 숭례문과 한 운명?

화재사건 때 '신한 사태' 옻칠 벗겨지자 '계좌 조회' 터져


"신한은행이 지키고 있는 숭례문이 불탄 뒤 '신한 사태'가 터졌습니다. 우리 딴에는 숭례문이 빨리 재건돼 신한 사태도 수습됐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숭례문과 신한은행의 묘한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숭례문이 불에 타자 신한 사태가 터졌고 복원된 숭례문의 단청에 옻칠이 벗겨지자 '정치인 무단 계좌조회 사건'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숭례문의 첫 인연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한은행은 당시 문화재청과 '1문화재 1지킴이 협약'을 맺고 관리에 나섰다.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은 숭례문을 정면에 마주보고 서 있다.

신한은행은 숭례문 지킴이가 된 후 승승장구했다. 2005년 당기순이익이 7,565억원이었는데 2006년 1조4,311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급기야 그 다음해에는 2조5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숭례문의 도움(?)은 여기까지였다. 2008년 2월 숭례문이 불에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급기야 2010년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간 내분인 신한 사태가 발발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한은행 내부에서 "숭례문과 신한은행이 운명을 같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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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숭례문에 더 애착을 갖게 됐다.

2008년 8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매 주말 2,100여명의 임직원들이 총 340회 이상에 걸쳐 약 2만7,000명의 관람객들에게 숭례문의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 및 복구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 자원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런 정성을 안 듯 숭례문이 제 모습을 되찾게 되자 신한 사태는 자연스럽게 잠잠해지게 됐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숭례문 화재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숭례문 단청의 옻칠이 벗겨졌는데 며칠 안돼 정치인 무단 계좌 조회 사건이 터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신한 사태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무단 조회 사건이 발생한 것과 비슷하다.

은행 관계자는 "굳이 연관 관계를 찾을 필요는 없지만 이번 사건이 단순히 무단 계좌 조회 사건이 아니라 과거 신한 사태와 같은 전혀 뜻밖의 사태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숭례문의 굳건한 모습처럼 하루빨리 신한은행이 정상 궤도로 돌아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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