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냉연­전기로 업체 합종연횡 가능성/한보철강 연내매각 가능할까

◎원료 안정확보·최신공장 보유 이점/경영권 마찰소지 커 쉽지는 않을듯한보철강 재산보전관리인단이 당진제철소를 올해안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데는 정부와 채권은행단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산보전 처분이 내려진 한보철강을 지금 상태로 계속 끌고 나갈 경우 혼란만 가중되고, 금융권으로서도 「주인없는 회사」에 막대한 추가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된다는 다급함이 조기매각 결정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한보철강 제3자 인수를 추진키로 방향을 잡았다면 앞으로 남은 문제는 부채 5조원에 금융비용만 연간 5천억∼6천억원에 달하는 「빚더미기업」을 선뜻 인수할 만한 업체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보철강이 부도를 낸 직후 『아무도 한보를 인수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포철이 코렉스를 제외한 모든 시설을 책임지고 완공할 예정인데다 현재 재산보전 처분이 내려진 한보철강이 법정관리업체로 지정되면 인수기업은 「제대로 지어진 공장」을 상당기간 홀가분하게 돌릴 수 있게 된다. 손근석 한보철강사장은 3일 국회 한보특위에서 『한보철강 인수업체로 철강전문기업을 물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인수규모가 막대한 점을 고려할 때 철강업체들의 공동인수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손사장의 보고가 「한보철강을 연내에 인수할 의사를 가진 기업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재산보전관리인단이 당진제철소에 대한 정밀실사를 벌이는 중에도 채권은행단은 인수가능 기업의 고위층을 만나 다각도로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이날 손사장의 발언내용 가운데 「컨소시엄방식 인수」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동부제강·연합철강 등 냉연업체와 인천제철·동국제강·강원산업·한국철강 등 전기로 업체들이 합종연횡을 이뤄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들 기업은 『그럴 능력도, 의사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는 실무작업반을 구성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철강전문업체들이 당진제철소를 컨소시엄 방식으로 인수하면 냉연 및 강관업체로선 열연강판 등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전기로업체들은 미니밀이나 코렉스 등 최신예 공장을 확보하게 돼 국내 철강산업의 균형발전에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대와 LG, 삼성을 비롯한 일부 재벌들도 한보철강에 곁눈질을 하고 있다. 이들 역시 공식부인하고 있으나 현황파악 등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로선 컨소시엄 형태가 특혜시비등 잡음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현되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벽이 많다. 경영권을 둘러싼 업체간 마찰의 소지가 크고, 「주인없는 회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정상화도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한보철강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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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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