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IT수출시장 中업체에 급속잠식

무선통신기기·반도체등 올들어 20~30% 성장…정통부, 中서 긴급 회의


국내기업들의 정보기술(IT) 수출시장을 중국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중국은 휴대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ㆍ반도체ㆍ컴퓨터 등 그간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해온 주력 IT 분야에서 올들어 20~3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국의 경쟁력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12일부터 15일까지 진대제 장관을 비롯해 정통부 고위 관료, 해외 IT 주재관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IT산업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고 긴급 대책을 논의한다. 11일 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무선통신기기ㆍ컴퓨터ㆍ반도체 등 한국의 3대 주력수출 품목 수출상황을 중국과 비교 분석한 결과 무선통신기기에서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14.5%에 그쳤으나 중국은 무려 3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반도체의 경우 한국의 수출은 9.2% 늘었으나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21.6%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컴퓨터 수출은 한국이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18.5%나 줄었으나 중국은 28.8%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특히 원화가치 상승과 함께 세계 최대 IT시장인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은 크게 엇갈렸다. 대미(對美)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무선통신기기(-6.9%), 컴퓨터(-7.1%), 반도체(-22%) 등 주력 분야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국은 무선통신기기(25.5%), 컴퓨터(30.4%), 반도체(58.8%) 등으로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1ㆍ4분기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IT제품 시장점유율은 9.0%에서 8.0%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26.4%에서 27.7%로 상승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 IT기업들이 자국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에서 축적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 유수의 IT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 이동전화, 반도체, 디지털TV, 온라인게임 기업들도 M&A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중국의 위협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형태근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은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위협을 기회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을 이번 중국 전략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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