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걸을 때마다 TV 드라마를 볼 때마다 중소기업 문제를 떠올리는 것은 남씨뿐만이 아니다. 현재 행복한 중기씨 운영진으로 활동하는 모든 학생들은 매월 세 차례 이상 이 같은 고민을 담은 글을 포스팅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문제를 떠올리도록 해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해나가고자 하는 '중소기업인식개선사업'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해 중기중앙회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원을 양성하는 한국교원대에서 '기업이해와 진로탐구'라는 교육과목을 개설하고 이 학교 최병모 교수와 함께 교원 대상 중소기업 인식개선 교재를 개발했다. 아이들의 진로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원들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사업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3월 수강신청이 시작되자마자 30분 만에 50명의 정원이 꽉 찼는데 한 학기 동안 특강 형식의 강좌를 통해 다양한 중소기업인들의 경험담을 들은 학생들은 어떤 강의보다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교원대 4학년생인 김다혜(22)씨는 "훗날 교사로서 아이들의 진로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고 나 역시 강의를 듣고 나니 꼭 교사가 아니라도 교육 관련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직접 창업에 나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강의를 듣고 '중소기업 바로 알리기' 공모전에 참가해 '우수소감문' 부문에 당선되면서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2012 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대통령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의 인식개선사업에 뜻을 같이 하는 교육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바로 알리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지도자상(교과부장관상)을 수상한 윤영두 강원대(디자인학) 교수. 그는 매년 1학기 영상실무 수업의 중간과제로 중기중앙회가 개최하는 중소기업 바로 알리기 아이디어 공모전의 UCC 부문에 작품을 출품하도록 하고 있다.
매년 40명의 학생들이 중소기업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을 만들며 2~3개월간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윤 교수는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는데 대기업에 간 친구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좌절하고 박탈감을 느끼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공모전에 참여하며 중소기업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아보라는 의미에서 과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강원대 디자인학과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중소기업 관련 영상작품을 만들지 않고는 졸업을 할 수 없는 셈이 됐다.
그러면서 나타난 변화는 졸업 후 작은 규모의 회사에 취업한 졸업생들도 학교에 스스럼 없이 찾아오게 됐다는 점이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친구들은 졸업 이후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며 "요즘은 자신이 다닌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찾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일부 학생들은 스스로 창업도 해 뿌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