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이 최근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고 있다. 증시 상장 이전에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은 경험 등을 살리고 수익원을 다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피앤텔은 26일 50억원을 투자해 '마그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피앤텔은 지난해 매출액 2,868억원, 영업이익 239억원을 올린 휴대폰 부품업체로 벤처캐피털 설립 이전부터 벤처 투자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수 피앤텔 이사는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는 우량업체를 인수합병(M&A)할 때 보통 창업투자회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직접 벤처캐피털을 직접 설립하게 됐다"며 "성장성이 높은 업체에 간접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려는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 지문인식 대표업체 슈프리마도 지난 17일 50억원을 출자해 창업투자회사인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슈프리마는 벤처캐피털 설립으로 신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이사는 "슈프리마가 상장 이전에 벤처캐피털에서 자금투자를 받았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데도 벤처캐피털의 도움을 받았다"며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발굴, 육성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고 말했다. 유무선 통합 접속장비 제조업체인 네오웨이브도 11일 투자업체인 '매그넘 벤처캐피털'주식 100만주를 50억원에 취득했고 위노바도 1월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우리들창업투자의 지분 13.33%를 인수했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NHN도 4월 'NHN인베스트먼트'를 계열회사로 추가하고 우량 정보기술(IT)업체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스닥업체들이 벤처캐피털산업에 연이어 진출하는 것은 ▦벤처캐피털설립요건 완화 ▦벤처캐피털 시장의 활성화 ▦과거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았던 경험에 따른 '수익창출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털협회 상무는 "창업투자회사 설립 자본금 기준이 지난해 7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됐고 최근 공공 부문에서 벤처펀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코스닥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업체들의 벤처캐피털업계 진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벤처캐피털 업계의 관계자는 "벤처캐피털회사 수는 많지만 이들이 투자한 업체들이 최근 증시에 많이 상장되지 못했다"며 "투자업체의 상장이 어려울 경우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국내 및 해외시장의 사례를 보면 상위 10~20%에 드는 벤처캐피털회사는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나머지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