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가 10일(현지시간) 금 선물시장에서 가격상승을 예상한 베팅이 1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의 한 주 동안 매수주문은 전주보다 3.8% 늘어난 11만8,241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매도계약 건수는 전주에 비해 15%나 줄어든 2만6,321건에 그쳤다. 매수주문 증가는 금값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금 상장지수상품(FTP)의 금 보유량 역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세계 최대의 금 ETP인 SPDR골드트러스트는 올해에만 11% 상승했으며 금 보유량도 0.9% 증가하며 2주 연속 늘었다.
지난해 곤두박질쳤던 금값은 올 들어 11.6% 이상 올랐다.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28.83%나 하락하면서 원자재의 '슈퍼사이클(장기적 가격 상승)'이 끝났다는 전망까지 나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금값의 상승 반전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인한 신흥국 자금 유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치적 불안,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이 겹치며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마틴 아놀드 ETF증권 분석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지위가 재확인됐다. 금값은 올해 내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의 금 수요가 단기적이라 금값이 또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로빈 바르 크레디트스위스 금속 분야 리서치 책임자는 "사람들이 위험 회피를 위한 보험 차원에서 금을 사들이길 원해 가격이 올랐을 뿐"이라고 지적하며 연말에는 온스당 1,000달러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중국의 경기불안과 인도의 금 수입 제재로 금값 하락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