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양극화된 대한민국의 리더십

또다시 거리를 메운 ‘대~한민국’의 붉은 함성 속에 16강 문턱에서 좌절한 우리 축구팀의 성적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노무현 정권 4년의 민생 성적표다. IMD가 밝힌 국가경쟁력이 정부 부문의 경쟁력 저하 등으로 지난해보다 9계단이나 하락하고 LG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사회경제고통지수’는 4년 전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화풀이 방화와 자살이 늘고 청년실업자와 노숙자, 빈곤층이 급증하는 등 한마디로 국민만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양극화는 이미 낯선 화두가 아니다. 토지공사는 땅 장사로 5년간 11조원을 벌어들였다는데 국민소득 상승률의 3배 이상 폭등한 부동산 값에 집 없는 서민들만 고통스럽다. 국민들이 무리하게 장만한 집값 갚기에 허덕이니 내수경기가 살아날 턱이 없다. 당국을 비웃는 일부 아파트 부녀회가 몇 달 사이 올려놓은 집값이 정부 말만 믿고 10년을 저축한 돈보다 더 많은 데 분노한 세입자의 원성이 예사롭지 않다. 오락가락 입시정책의 시험대상이 된 학생들이 사교육에 몰리고 가난의 세습이 두려워 형편도 안되는 교육이민에 나서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한 부모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흔들리는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틈새로 스크린쿼터를 시작으로 들이닥친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가 무방비의 서민을 노리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는 비리와 정책실패로 혈세를 탕진하고서도 뉘우칠 줄 모르는 정부의 도덕 불감증과 양극화를 정쟁에까지 악용하는 정권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다. 정치가 통합과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4대 악법으로 국민을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를 핵심 과제로 삼아 대안경쟁을 벌여나가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목표라고 믿는다. 우리가 어떤 리더십으로 무장하고 어떤 전략으로 극복해갈지를 고민한다면 양극화의 해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모든 이에게 출발선상의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고 능력 있는 자가 제대로 보상받으면서도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 따뜻한 사회 안전망이 국민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나라야 말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하나된 대한민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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