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은 피아트에서 지난 2011년 분할했으며 올 3ㆍ4분기 미국의 농기계 및 건설장비 업체 CNH글로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은 합병이 완료되면 CNH글로벌처럼 네덜란드에 법인을 설립하되 세금 문제에서는 영국 기업으로 간주되도록 영업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납세근거지를 영국으로 옮기는 것은 법인세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법인세율이 31.4%인 데 비해 영국은 23%이며 오는 2015년에는 20%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의 영국 이전은 최근 2년간 이어진 경기침체 속에서 투자유출을 막기 위해 고전하고 있는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신임 총리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특히 2009년 미국 자동차 업체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피아트마저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피아트가 본사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노조와 정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탈리아 민간기업 중 고용창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피아트가 본사를 옮길 경우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이탈리아 경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피아트 대변인은 "크라이슬러와 합병한 후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지 여부는 당장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부인은 하지 않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쿡 애플 CEO는 21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애플이 역외탈세 형식으로 지난해 무려 90억달러(약 10조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일부 상원의원들의 지적을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내야 할 세금을 마지막 한푼까지 완벽하게 냈다"면서 "우리는 법을 준수했을 뿐 아니라 법의 정신도 준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쿡 CEO는 미국의 높은 세율을 비판하면서 직접 법인세법을 고쳐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