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 세진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FRB에게 대형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규제 개혁안을 내놓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7일 보도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FRB는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대형 금융기관과 헤지펀드 등에 대해 감독권한을 행사하도록 했다. 예금보험공사(FDIC)는 FRB의 지휘 아래 두되,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는 권한을 갖는다.
미국 정부는 또 신용카드, 모기지 상품, 보험 등 소비자 관련 금융상품 감독을 담당할 소비자금융보호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Agency)을 신설하기로 했다.
새로 설립되는 CFPA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금융 기관들이 위험과 기대수익 등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보다 상세하고 투명하게 밝히도록 규제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외신들은 이번 금융규제 개혁안의 최대 수혜자로 FRB를 지목하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자로서의 역할에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역할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RB가 기존 은행 등 금융기관 뿐 아니라 증권 거래인과 헤지펀드, 사모펀드, 파생상품 등에 대한 감독권도 확보함으로써 총괄적인 시스템 위기 관리자로 위상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초 업무 중복 등의 이유로 통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대로 유지되는 등 개혁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다 FRB에 너무 많은 힘이 실리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의회 심의 과정에서 이 같은 개혁안이 원안대로 관철될 수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