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경기] [기자의 눈/9월 17일] 너무 앞서간 서울시 전세대책

"30만가구가 새로 지어진다고요? 10년 뒤까지의 장기계획인데 누가 알겠어요." 서울시가 지난 14일 내놓은 전세가격 안정화 대책을 놓고 말들이 많다.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부처와 합의가 되지 않아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고 30만가구 중 절대비중(20만가구)을 차지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실제로 얼마나 지어질지도 판단하기 힘들다. 특히 서울시가 성공적인 주택정책으로 자랑하는 시프트(장기전세주택) 확대계획은 심각한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강서 마곡지구에 4,300가구, 위례신도시에 1만가구 등 총 2만가구의 시프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프트에 대한 평가가 좋은 만큼 가능한 많이 짓고 싶은 것이 서울시의 당연한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마곡지구에 시프트를 확대 공급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강서구청은 앞으로 서울시와 마곡지구와 관련된 협의는 일체 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마곡지구에 가능한 중대형 아파트를 건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싶었는데 서울시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프트 확대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에 대한 시프트 공급확대 계획은 경기도의 반발까지 불렀다. 경기도는 15일 "위례신도시의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경기도와 상의하지 않고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것은 권한침해에 해당한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더욱이 위례신도시의 시행사인 한국토지공사나 국토해양부도 서울시의 시행참여 및 시프트 물량에 대해 확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서울시가 오는 2020년까지 20만가구에 달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도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인 만큼 그 동안 걸림돌이었던 주차장 기준을 완화했다고 해서 그만큼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지어질 것이라 속단할 수 없다. 그 절반이 안될 수도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정례간부회의에서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30만가구 신규공급을 골자로 한 이 같은 전세대책이 발표됐다. 시장 지시에 너무 서둘러 대책을 발표한 것 아닌지 서울시는 한번 곱씹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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