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있을 필요 없습니다. 다들 사무실로 돌아가세요."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박재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 후 첫 데뷔 무대인 만큼 재정부 실ㆍ국장 등 주요 간부들이 예외 없이 일제히 국회에 모였다.
그러나 박 장관은 "쓸데없이 다 나와 있을 이유가 없다"며 기획조정실장 등 꼭 필요한 멤버를 제외하고는 모두 과천으로 돌려보냈다.
보통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이나 상임위원회 등에 출석하면 해당 부처의 주요 간부들이 과천으로 출동하는 것이 관례. 특히 세제와 예산ㆍ거시경제 등 민감하면서도 전문적인 경제 분야를 다루는 재정부의 경우 국회가 열릴 경우 실무자들이 더 바빠진다. 본연의 업무를 보거나 민원을 처리하는 것보다 국회에서 장관을 방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다.
박 장관은 평소부터 국회가 열릴 때 행정부 관료들이 국회에서 진을 치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이날도 오전에 간부들로부터 주요 이슈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내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혼자서 받아냈다.
재정부의 한 고위간부는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는데 장관이 국회에서 아무 문제없이 대정부질문에 대응했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전간부가 국회에 출동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하루 종일 국회에 있어도 답변자료 하나 안 만든 적도 많은데 박 장관은 이런 비효율적 업무 패턴을 깨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