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페인이 경제위기로 인한 천덕꾸러기 신세라 하지만 그 문화적 저력 특히 '와인'에 관해서는 넘볼 수 없는 아성이며 대세다. 지난 7월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스페인 와인의 수입량은 300만병(370만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국내 최고의 와인 칼럼니스트이자 서울의 와인복합문화공간인 '포도 플라자'를 이끌고 있는 저자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인기행에 이어 스페인을 다녀왔다. 신간 '스페인 와인기행'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을 가진 스페인의 3,000년 와인 역사를 보여준다.
저자는 매년 유럽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를 50곳 이상 방문해 와인 제조업자와 인터뷰하고 포도밭, 와인 숙성 창고 등을 사진에 담는다. 이번 와인기행은 북동쪽의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이동하며 토로, 리베라 델 두에로, 마드리드, 라만차를 거치서 남쪽으로 내려와 대서양을 접한 헤레스에서 마무리 됐다.
저자가 40여개가 넘는 보데가(Bodegarㆍ와이너리)에서 맛본 수백 종의 와인 이야기가 책의중심축을 이룬다. 먼저 식전주인 카바를 시작으로 메인 요리와 함께 마시는 각양각색의 레드ㆍ화이트 와인, 디저트와 함께 자주 서빙 되는 셰리가 마지막에 등장한다.
스페인 와인이 프랑스ㆍ이탈리아와 다른 까닭은 뜨거운 태양빛으로 인한 재배환경의 차이때문이다. 여기다 기후와 지형이 영향을 미친 음식의 차이도 작용했다. 이에 저자는 시골의 작은 식당에서부터 미슐랭(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안내서)이 극찬한 식당들, 스페인의 독특한 식문화인 타파스(tapas)까지 꼼꼼하게 다뤘다.
덤으로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박물관, 돈키호테의 마을, 영화'다빈치코드'에 등장한 수도원 등 문화예술 현장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 3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