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만주 벌판 무대로 펼쳐지는 세 놈의 장쾌한 액션

[리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만주 벌판 무대로 펼쳐지는 세 놈의 장쾌한 액션 [리뷰]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김지운 감독은 "이미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한계를 모르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투를 치렀는지 모른다. 손에 잡히지 않는 관객의 무한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때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도 도전했다"고 했다. 이것이 칸 시사회와 국내 시사회를 거치며 언론과 평단에서 '한국 오락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고 있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바른손·영화사 그림)의 제작후기다. 여간해서는 한 번에 모이기 쉽지 않을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 3인방인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을, 김지운이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웨스턴 무비를 찍는다는 이유 하나로 단숨에 모이게 만든 영화는 총 200억원의 제작비에 300여일의 제작 기간 동안 총 170회차의 촬영을 거쳐 드디어 국내 관객을 만날 채비를 갖췄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만주를 배경으로 현상금 사냥꾼인 '좋은 놈' 박도원(정우성)과 마적단 두목인 '나쁜 놈' 박창이(이병헌), 그리고 열차털이범인 '이상한 놈' 윤태구(송강호)가 보물 지도를 놓고 펼치는 숨 막히는 추격전을 소재로 했다. 정통 서부극이나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한 발 비껴선 만주 웨스턴을 표방한 이 영화는 드넓은 벌판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조선(혹은 그 이전의) 시대 사내들을 표현해 보고 싶은 로망을 꿈꿨다는 김지운 감독의 환타지를 그대로 스크린에 구현해냈다. 총 촬영 분량의 절반가량이 중국 사막지대에서 촬영 됐을 정도로 영화는 광활한 대평원에서 펼쳐지는 속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도입부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장면은 '나쁜 놈' 창이가 열차를 탈취하는 신. 만주 벌판을 가로지르는 증기기관차를 폭파하고 창이 일당이 덮치는 장면에서는 달리는 말의 펄떡이는 근육을 카메라가 앙각으로 잡아내며 박진감을 더한다. 달리는 기차 위로 가죽 롱 코트를 휘달리며 뛰어 가던 도원이 차창으로 몸을 던져 진입하는 장면 또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스타일도 없고 원칙도 없지만 기가 막히게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이상한 놈' 태구는 액션 장면에서까지 폭소를 유발시킨다. 보물 지도를 손에 넣은 뒤 머물던 여관에서 삼국파의 습격을 받는 장면에선 기둥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나 장대를 이용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습이 꼭 성룡을 연상시킨다. 태구가 귀시장 신에서 정체불명의 투구를 쓰고 요리조리 총알을 피하는 모습이나 엔딩신에서 질주하는 오토바이에서 지프차로 무사히 착지하는 액션신도 긴장보다는 웃음이 묻어나는 신이다. 영화의 액션 장면에서 가장 득을 본 수혜자는 '좋은 놈' 도원이다. 귀시장 신에서 도르레 줄을 이용해 하늘을 가르며 한 손으로 장총을 갈기는 모습은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가 펼친 보드신을 능가하는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의 백미는 단연 후반부의 대평원 추격신이다. 한국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액션신으로 남을 15분 분량의 추격신에서는 드디어 보물의 위치를 알아낸 태구와 그를 쫓는 일본군, 삼국파, 창이의 마적단, 그리고 도원 등 영화의 출연진이 총 출동해 폭탄이 여기저기서 비 오듯 터지는 가운데 모래바람이 이는 사막을 가른다. 여기에 산타 에스메랄다의 '돈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며 관객의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하지만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액션의 향연이 잦아들 무렵 세 놈이 필사적으로 보물을 쫓은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영화는 태구, 도원, 창이의 어떤 과거 배경도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를 끌어가는 맥락으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보물지도 하나뿐이다. 태구와 도원이 우호 관계를 맺는 과정도 모호하거니와 창이가 스타일이 빼어 난 멋진 악당이다 보니 선악 경계 또한 모호하다. 극 중 어느 인물에도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탓에 관객들은 상영 내내 관찰자 입장에 머무르기를 강요당한다. 액션의 장쾌함을 배가시킬 스토리의 긴장 구조가 부재하다 보니 눈과 귀는 즐거운데 가슴 한 쪽은 허하다. 특히 엔딩신에서 '전군을 동원해 지도를 찾으라'는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여든 일본군의 숫자가 불과 수십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옥에 티다. ▶▶▶ 영화 '놈놈놈' 관련기사 ◀◀◀ ☞ 세계로 가는 '놈놈놈' 파격적 조건 美개봉 ☞ 잔인한 장면 女상체 노출 '놈놈놈' 15세관람가? ☞ 겨우 170억으로 '놈놈놈' 완성? 할리우드 긴장! ☞ 대역없는 100% 리얼쇼 '놈놈놈' 뜯어보니… ☞ "자기야 '놈놈이이' 보자" 대체 무슨말이야? ☞ 칸서도 잇단 박수갈채 '놈놈놈' 한국영화 새지평 ☞ '놈놈놈' 김지운 감독, 세계 거장들과 어깨 나란히 ▶▶▶ 이병헌 관련기사 ◀◀◀ ☞ 이병헌 '천사? 악마?' 앗! 터질듯 가슴근육 ☞ 한국의 알랭 들롱! 이병헌 '칸의 남자' 답네~ ☞ 이병헌 "유복한 가정환경 내 콤플렉스" ☞ 이병헌 "한류스타 4대천왕? 사양하겠다!" ☞ 이병헌 "참한 최지우 실제 보니 별로" ☞ 日팬 "이병헌, 배용준보다 연기 잘해 좋다" ▶▶▶ 정우성 관련기사 ◀◀◀ ☞ '멋진놈!' 정우성 이보다 매력적일순 없다 ☞ 엽기… 발랄… 까칠… 정우성의 '세 얼굴' ☞ 헉! 팔이 부러진 채로… 정우성 '독~한 놈' ☞ 정우성, 女신인과 침대 위서 '아슬아슬~' ☞ 정우성 "아~ 내 사생활! 신비감 떨어져" ☞ 김태희 "아~ 정우성이 내 잠자리까지…" ▶▶▶ 송강호 관련기사 ◀◀◀ ☞ 터프 설경구 vs 코믹 송강호 vs 진지 황정민 ☞ 송강호 '노숙자 패션' 해외서는 "원더풀!" ☞ 역시 송강호 '티켓파워' 또한번 통했다! ☞ 송강호 "술집 뒤풀이 기억에 남아!" 왜? ☞ 송강호 "내가 뭐 어쨌다고? 오해다 오해!" ☞ 송강호 "오달수보다 어리냐고?" 푸하하~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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