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제중 내년부터 추첨만으로 신입생 선발

■ 서울시교육청 입학전형 개선방향 발표<br>2014학년도는 서술영역 평가 등 주관영역 제외<br>"로또화 초래… 입시비리 더 키울것" 우려 목소리

내년부터는 서류전형 없이 추첨만으로 국제중 입학생을 선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2014학년도 국제중 입학전형 계획'과 '2015학년도 입학전형 개선 방향'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전산 추첨을 실시해 입학생을 선발하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이다. 현재 영훈ㆍ대원국제중은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만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말 실시되는 2014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주관적 영역이 제외된다. 교사 추천서 중 서술영역인 종합평가와 자기개발계획서가 폐지되고 대신 체크리스트 평가만을 활용하도록 했다. 체크리스트는 지원 학생의 담임교사가 자기주도학습ㆍ독서ㆍ영어 말하기 등의 능력을 '탁월함, 매우 우수함, 우수함, 보통' 등 4단계로 학생을 평가하는 제도다.

이병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서술영역 폐지의 경우) 입시성적 조작 등 투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며 "(100% 전산추첨은) 국제중에 정말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단체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객관성을 강조하겠다고 내놓은 체크리스트는 교사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다 추첨의 경우 국제중의 설립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제중은 해외조기유학 감소와 귀국학생 흡수, 글로벌인재양성을 목표로 세워졌는데 추첨으로 학생이 선발되면 조기유학과 귀국학생 흡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성희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은 "학생이 입시에서 떨어지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 될 교사의 입장에서는 체크리스트 만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100% 추첨 선발하면 입학이 로또처럼 변질되고 오히려 입시비리를 더 키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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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국교직원총연합회 대변인은 "국제중에 관심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모두 지원해 경쟁률도 현재보다 훨씬 높아져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은 "묻지마 식으로 지원했다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문제를 낳을 것"이라며 "국제중이 아니라 로또중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입시과정의 심사자가 기록한 지원학생 개인별 채점표 폐기를 제한하는 내용이 빠진 것도 문제다. 통상적으로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기록관리기준표'에 따라 채점표 등 진학에 관한 서류를 3년 보관해야 하지만 영훈중과 대원중 사례가 보여주듯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권혁미 서울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은 "현재 학교가 위촉하는 외부 인사 한 명을 교육청도 위촉해 두 명으로 늘리고 입학전형 심사 과정 중에는 한 명을 추가로 파견해 전 과정을 감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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