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은하레일 853억 부실 메우려 500억 더 넣겠다니

인천시가 부실시공 탓에 고철덩이로 전락한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활용방안을 내놓았다. 6.1㎞ 구간에서 기존 레일을 해체한 후 자동 또는 수동으로 움직이는 '레일바이크' 시설을 만들어 오는 2016년 개통하겠다는 내용이다.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 위를 달리는 '스카이바이크'라고 표현했다. 기존 관광 인프라를 연계하는 개항장 창조문화도시(MWM시티)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조했다. 어떻게든 쏟아부은 자금과 시설을 활용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듯 보인다.


인천시의 고민도 이해는 된다. 은하레일 공사비로 무려 853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부어 넣는데 아무런 소득 없이 철거한다면 쏟아지는 비판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도시의 흉물로 남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일부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사전조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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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업의 타당성이다. 인천시는 300억원을 들여 기존 레일을 해체한 후 레일바이크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200억원을 더 집어넣기로 했다. 853억원에 달하는 은하레일 비용까지 포함하면 1,300억원이 훨씬 넘는 거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사업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손실보전이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주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용요금이 비싸게 책정돼 관광객 이용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인천시는 사업이 본격화하면 2017년부터 연간 80만명이 이용해 110억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레일바이크는 지난 2004년 정선에서 처음 선보인 후 10곳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사업으로 하고 있거나 진행 중이다. 관광객이 이런 곳들을 제치고 대도시까지 와서, 그것도 높이 7m가 넘는 교각 위를 달릴지 의문이다. 악천후나 겨울철에 이용객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든 대목이다.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은 시설물이 흉물로 변해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실을 만회해야 한다는 집착이 과하면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 은하레일을 꼭 활용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해체 철거를 포함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냉철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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