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오명환 네오세미테크 사장

국내선 황무지'갈륨비소·태양전지 웨이퍼' 분야 개척… 세계 최고 기술력 기업 일궈<br>국제학회·日등 오가며 귀동냥으로 기술습득… 새공법 개발로 생산수율 높이고 원가 절감도



네오세미테크의 오명환(47) 사장은 국내에선 황무지였던 갈륨비소 및 태양전지 웨이퍼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일궈낸 집념의 엔지니어다. 그에겐 ‘화합물반도체 소재분야의 최고 엔지니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오 사장이 발광다이오드(LED)에 들어가는 갈륨비소 웨이퍼 분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4년 LG전선 근무 시절. 국내 기술력이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했던 때라 국제학회나 일본 출장을 통해 기술을 귀동냥해가며 익혀 갔다. 읽은 논문만도 수 천 편에 달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수율을 3%에서 70%로 높이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LG전선은 연구를 시작한 지 10년 만인 94년 사업을 접었다. 당시 해외 갈륨비소 웨이퍼 시장은 3,000억원 규모에 달했지만, 아직 글로벌 마인드가 없던 대기업의 눈에는 10억원에 불과한 국내시장만 들어왔던 것. 그 후 4년간 신소재사업 발굴이라는 역할이 주어졌지만, 그간 습득했던 기술을 썩히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보고 싶은 마음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98년 외환위기로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회사 문을 박차고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입사한 갈륨비소 전문업체인 CTI반도체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유학’과 ‘사업’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99년 몰아쳤던 코스닥 광풍은 그에게 사업의 기회를 제공했다. 주위에서 화합물반도체 전문가로서 사업을 해보자는 역(逆) 제안이 들어온 것. 경인양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000년 3월 네오세미테크를 차렸다. 사업가로서의 ‘승부사’ 기질은 이 때 발현된다. 갈륨비소 웨이퍼 생산방식으로 LG전선 시절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공법(연속공정법) 개발에 힘쓴 것. 오 사장은 “회사 내부에서 ‘사장이 학회에서 이상한 방법을 주워 들어와 사업을 망친다’는 얘기까지 돌았다”며 “하지만 기존 공법으로 하면 대만ㆍ일본 업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소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새 공법이 생산수율을 높이고, 원가를 3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2002년부터 새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는 대만에서 시장점유율 수위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전량 수출해 2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갈륨비소와 전혀 무관한 태양전지 웨이퍼 사업도 회사의 기술력을 신뢰했던 대만 업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태양전지 웨이퍼는 6~8인치 실리콘 결정체로 태양광발전에서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로 바꿔주는 핵심 반도체. 오 사장은 “대만 증시에서는 태양전지업체 주식이 귀족주로 통한다”며 “대체에너지원으로서 태양전지의 활용은 무한하지만, 웨이퍼 공급이 딸려 제작을 의뢰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1년간 연구 끝에 올 3월 태양전지 웨이퍼 양산기술을 개발했다. 웨이퍼를 만드는 장비 원가가 기존 제품의 10% 수준인데다, 웨이퍼의 원재료도 반도체 폐기물이라 가격 경쟁력이 높다. 오 사장은 “제조업은 기술력이 생명”이라며 “기술은 항상 가변성이 있는 만큼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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