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신철불이(身鐵不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를 ‘지식 정보화시대’라고 일컫는다. 정보통신 혁명으로 정보가 폭증하고 새로운 지식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지식과 정보는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철기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인류가 철기시대에 돌입한 것은 기원전 1500년께로 알려져 있다. 역사를 따져보면 흑해의 남부 아나톨리아(지금의 터키) 지역을 지배하던 히타이트 제국이 처음으로 철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세라믹시대 도래를 예견하기도 하지만 철기시대에 살기 시작한지 3,500여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우리의 생산수단은 철, 정확히 말하면 철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생활 주변의 갖가지 생활용품이나 교량, 건축물과 대부분의 생산수단은 만약 철강이 없었다면 제대로 존재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철강은 인류 문명을 바꾸어 놓은 원동력이었으며, 강대국과 약소국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누게 만든 중요한 요인이었다. 우리가 근대사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서양이나 일본에 비해 철을 활용하는데 뒤쳐져 있었던 탓도 크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다르다. 지난 1973년 본격적인 철강 생산에 돌입한 이후 우리의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 각종 산업의 기초소재로서 수출입국과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우리의 철강산업은 조강생산 4,780만톤으로 세계 5위를 꿋꿋하게 달리고 있으며 국내 총생산의 2.2%, 총수출의 5.2%를 차지하는 결코 만만치않은 국민경제적 지위를 자랑하고 있다. 요즘 철강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원자재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으며 수요산업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경쟁국들의 기술수준은 점점 높아지는데 반해 가격은 오히려 저렴해지고 있다. 이래저래 쉽지않은 한 판 승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우리 철강인들은 ‘신철불이(身鐵不二)’를 머리 속에 깊이 새기고 힘차게 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철강이 지탱해주고 있는 인류 문명과 함께 ‘우리 강산, 우리 철강재’ 를 굳건히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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