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에 한광옥(57)-한화갑(60)쌍두마차체제가 가동될지 또 누가 더 입김이 셀지 관심이다.지난 3·30재선거에서 승리, 3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금의환향한 한광옥부총재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한광옥원내총무-한화갑사무총장의 「양한」체제의 도래를 점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 주변에서는 『두 사람은 눈만 마주쳐도 서로 의중을 알 정도로 손발이 잘 맞는 사이』라며 『두 사람이 당 안팎에서 이끈다면 당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해 당 일각에서는 『양한체제 운운은 당내 지도부 일부가 韓부총재의 입성에 따라 위협을 느끼자 「뜨는 韓부총재」를 초반부터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韓부총재의 총무 운운은 역할론이 아니라 韓부총재의 역할제한론, 견제라는 분석이 더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즉 韓부총재가 올해 정국의 최대 정치현안인 정계개편 등의 산파역을 맡아 원만하게 해결할 경우 이후 韓부총재에게 의외로 힘이 실릴 것을 우려하는 당내 주류측이 일종의 족쇄로써 원내총무를 맡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부총재가 총무를 맡으면 강등되는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주류측 인사는 5일『현 부총재직은 야당시절 영입을 위해 급조된 것』이라며 『집권여당의 당직과 위상은 야당때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하는등 韓부총재의 위상을 깍아내리는듯한 발언을 공공연히 해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측 다른 인사는『韓부총재의 탁월한 협상력과 야당인사들과의 폭넓은 대인관계로 인해 현 정국을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는 인사로 지목, 원내총무가 아니더라도 그의 기용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韓총무 역시 동교동계와 청와대, 김중권청와대비서실장을 주축으로한 신주류등 여권내 각 세력들과 원만한 교감을 갖고 있어 당내 그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는 상태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최근 당내에서 떠도는 양한체제에 대한 양측의 상반된 반응이다. 韓부총재 측근은 『한부총재는 이제껏 자리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바라지도 않는다』며 원내총무설에 대해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韓총무측은 사무총장설에 싫지 않는 표정들이다.
5월 전당대회가 연기된 마당에 벌써부터 양한체제가 거론되는 이유에 대해 당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출된 몇가지 문제들은 조기에 해결,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정치개혁등 산적한 정치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질타성 기대감의 표출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특히 공동여당의 한축인 자민련의 고위관계자는『지난 구로을선거때 박태준총재가 자당후보인 시흥이상으로 구로를 찾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라고 말해 자민련은 韓부총재의 역할에 더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들 두사람이 김대중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과 당내 확실한 입지를 확보한 실세중의 실세이면서도 이들의 성격과 살아온 경로등이 상반돼 『상극은 상통한다』는 말을 떠올리게해 눈길을 끈다.
우선 韓부총재는 42년생으로 39년생인 韓총무보다 3살이 적지만 국회의원 선수는 4선으로 재선인 韓총무보다 앞선다. 금배지도 韓부총재는 지난 83년 11대때 달았으나 韓총무는 92년 14대때 정계에 입문한 늦깍이다.
또 韓부총재가 합리적인 실속파 해결사라는 애칭에서 보듯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시키면서도 끝내 일을 성사시키는 스타일인 반면 韓총무는 원칙주의자답게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외곬수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양자가 차지하는 당내, 정치적인 비중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韓부총재는 金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당 안팎으로부터 정치인으로서 독자적인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반면 韓총무는 전통 동교동 비서출신으로 고향과 정치적 선배인 권노갑 고문과의 관계여부로 인해 아직은 홀로서기하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이들이 당안팎의 관측대로 투톱시스템으로 당을 이끌어갈지 아니면 단순히 DJ의 하명에 의해 움직일지 여부는 용병술에 관한한 1인자인 DJ의 의중에 달려있다고 하겠다./장덕수 기자DS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