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원화유동성비율 100%이상 유지위해
시중은행들이 연말 원화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거액대출 및 단기예금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도하고 있는 원화유동성 규제비율은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모든 부채(회사채ㆍCP 등 포함)에 대해 같은 기간 내 원화유동성 자산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되는 것으로 고객이 일시에 돈을 찾아갈 경우 은행이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자 대출은 1년 이상으로 운용되지만 장기예금 고객은 줄고 있어 연말 유동성규제 비율 100%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장기자산 운용을 줄이고 장기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점을 독려,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3개월을 초과하는 10억원 이상의 거액대출은 억제하고 있다.
3개월 초과 취급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최초 3개월 약정 후 재연장이 가능한 대출로 유도하는 한편 거액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적용도 억제하고 있다.
또 월중에 선호해오던 요구불예금ㆍ저축예금 등의 통장식 예금도 이번주부터는 회피하고 있다.
특히 3개월 이하의 단기예금을 줄이고 6개월 이상 예금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일부 은행들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 예금에 대해 영업점 마진율을 상향 조정했다.
실제 일부 은행은 1~3개월 미만의 정기예금에 대한 영업점 마진율은 0.1%포인트에 불과하지만 6개월 이상의 경우 0.4~0.6%포인트까지 올린 상태다.
영업점 마진율은 예금액에 대해 영업점에 부여하는 수익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마진율이 높은 예금을 유도하게 된다.
은행들이 원화유동성 비율 10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시 등급을 낮게 산정받거나 자회사 출자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원화유동성 비율이 140~150%에 이르러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자 유동성 비율이 100% 수준에 근접, 연말까지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