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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 "길게… 더 길게"
입력2007.10.24 16:47:54
수정
2007.10.24 16:47:54
골프장^대회 늘며 "이슈 만들어 튀자" 경쟁… 금강산아난티 1,016야드짜리 파6홀 눈길
| 금강산아난티CC의 1,016야드짜리 12번홀(파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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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려야 튄다.’
골프코스의 길이 늘리기 경쟁이 뜨겁다. 최근 신설 골프장과 프로골프대회가 부쩍 늘어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파4 같은 파3홀, 파5 같은 파4홀이 수두룩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 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번주 펼쳐지는 남녀 프로골프투어 대회를 들여다보면 막바지 상금레이스 열기 만큼이나 코스 길이 경쟁도 절정에 도달한 듯하다.
25일부터 한국프로골프(KPGA) 금강산아난티NH농협오픈이 열리는 강원 고성의 금강산아난티CC.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파3이면서 264야드나 되는 5번홀이다. ‘깔때기 그린’으로 이미 화제가 된 곳인데 대회 기간에는 정상적인 형태의 우측 그린을 사용한다. 약간의 내리막이 있지만 길이로는 KPGA 공식 대회 파3홀로는 가장 길다.
지난달 메리츠솔모로오픈에서 악명을 떨쳤던 경기 여주의 솔모로CC 퍼시몬코스 1번홀(245야드)보다 19야드 더 길다. 12번은 1,016야드(929m)에 이르는 파6홀이다. 일반 이용객에게는 파7로 운영되는 이 홀은 후반 9홀 전체길이 3,908야드의 4분의1이 넘는 엄청난 길이와 그에 걸맞은 초대형 벙커가 위압감을 더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인터불고마스터스(26~28일) 개최지인 인터불고경산CC에도 파6홀이 있다. 755야드로 세팅되는 9번홀은 2~3차례의 롱 샷을 잘 때린다면 오히려 버디나 이글 기회를 자주 만들 수 있는 곳이지만 이 때문에 힘껏 휘두를 경우 왼쪽의 시냇물이나 오른쪽의 숲에서 타수를 잃기 쉽다. 400야드 안팎의 파4홀도 5개나 돼 세컨드 샷에서 롱 아이언이나 페어웨이우드를 잡아야만 한다.
한국오픈이 열렸던 천안의 우정힐스CC 11번홀(파4ㆍ494야드), 솔모로CC 체리코스 5번홀(파4ㆍ474야드) 등도 프로선수들로부터 “파5홀을 파4로 만들어 놓았다”는 불평을 들었던 대표적인 ‘몬스터 홀’이다.
이 같은 코스 길이 늘리기는 골프장비의 발달로 샷 거리가 증대되고 골퍼들의 눈높이와 도전욕구도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슈’를 만들어 코스나 대회를 띄우려는 골프장과 대회 주최측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 하고 있다.
-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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