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車빅3 "생존위한 마지막 승부수"

GM-크라이슬러 M&A-포드 구조조정 추진<br>GM, 최소 수십억弗 필요…FRB에 손벌릴 수도<br>일부 "두회사 합쳐도 시장점유율 축소" 우려 여전<br>포드 머렐리 CEO "파산 신청은 전혀 고려안해"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자동차 왕국’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이들 빅3가 생존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판매 부진과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인수ㆍ합병(M&A)과 몸집 줄이기에 사활을 건 것. 12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를 소유한 서버러스의 합병논의는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게 되면 지분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는 GM과 서버러스가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GM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다른 자동차업체와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양 사의 합병 가능성을 50대50 정도로 전망한다. 서버러스캐피털이 크라이슬러의 지분 80.1%를 넘겨주는 대신 GMAC파이낸셜의 잔여 지분 49%를 넘겨받는 식으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 밴 콘웨이 콘웨이&매킨지의 M&A전문가는 “합병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GM이 최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조달하거나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GM이 긴급 자금을 구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손을 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르거스 리서치의 케빈 타이넌은 “현 상황에서 양 사의 합병은 난센스”라면서 “미국 정부의 개입 등과 같은 외부 모멘텀이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합병이 성사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GM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GM은 인력과 공장ㆍ판매망 등에서 최대 100억달러의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GM과 크라이슬러는 하이브리드 엔진공장을 합작으로 설립하고 용접공장을 운영하는 등 협력해왔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에릭 머킬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양 사는 “시장점유율과 이익이 줄고 있는 두 개 회사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과 이익감소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은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빅3’가 ‘빅2’체제로 바뀌면서 미 자동차산업의 규모가 결국 축소될 것이고 19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에게도 고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GM이 합병 협상과 별도로 다음주 초 감산과 공장 폐쇄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GM은 지난 6월 픽업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 4곳을 폐쇄한 것과 관련해 엔진ㆍ변속기 등 부품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위기는 미국 자동차산업이 처한 현주소를 말해준다. 올해로 설립 100년을 맞은 GM은 한때 미국 자동차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등 넘보기 힘든 산이었다. 하지만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업체의 공세에 밀리며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추락했고 지난해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공동 1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금융 위기는 미국 자동차산업에 치명상을 입혔다. 9월에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96만대로, 1993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GM은 16%, 크라이슬러는 33%씩 판매가 줄었었다. GM의 점유율은 올해 22%로 떨어졌고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11%에 그치고 있다. 자금난도 심화하고 있다. GM은 매달 10억달러의 현금을 까먹고 있다. 수익 감소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향후 몇 달 내에 보유 현금이 최소운영자금인 14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고전 속에 GM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며 1950년대 수준으로 추락했다. 10일 종가는 4.89달러로 52주 최고치인 43.20달러의 10분의1수준에 불과하다. 크라이슬러는 올해 판매 감소폭이 25%에 달해 주요 자동차 업체 중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해 16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5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빅3가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에 따른 미국 자동차 판매 감소로 파산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슐츠 S&P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상황이 턴어라운드에 목을 메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앨런 머렐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파산신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면서 “우리는 현금을 관리하고 회사를 적절한 크기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