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9일] 리스크 대비한 다중이용업소 의무보험

최근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의무보험화 추진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용자를 생각한다면 추진이 당연하지만 영세한 사업자들을 생각한다면 보험의무화를 추진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안전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다중이용업소의 화재 리스크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해왔으며 실제로 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간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여러 사고가 있은 후 대책들을 많이 내놓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한 채 사고처리에 정부가 관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발생한 사격장 화재가 계기가 돼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의무보험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실제 법령 제정으로까지 이어져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고를 계기로 법령이 제정됐다는 것은 아쉽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지금까지 다중이용업소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정부가 개입해 해결했지만 언제까지 정부에 의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계자들이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다중이용업소의 의무보험화는 여기에 하나의 장치를 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장치는 지금까지 너무나 소홀히 다뤄져 왔다. 사업주는 당연히 이용고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는 다른 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의무보험화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부담이 가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실화책임법이 개정돼 작은 과실에 의한 화재 유발시에도 원인제공자의 배상책임이 인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위험성이 높은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주는 그만큼 화재피해에 따른 책임이 가중됐다. 따라서 영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업소의 이용객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재보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영업주들의 가입이 저조한 상황이지만 화재보험 가입 자체가 일종의 리스크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화재사고로 고객에게 자비로 배상하게 되면 영업주는 다시 그 사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의 장치인 의무보험으로 리스크를 대비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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