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銀노조 내일 총파업

고객비난 부담 오래 안갈듯조흥은행 노조가 전산시스템 가동까지 멈추는 '완전 파업'을 단행하겠다는 결연한 방침을 재차 밝혔지만 엄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분석이다. 전면 파업의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고 국민들의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노조측이 스스로 파업 명분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산시스템 중단될까=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미 전국 점포망에 대고객 안내문을 붙여 밝힌 대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파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산시스템을 중단시키는 것은 물리적인 대립이 없이도 가능하다"며 "전산망을 중단시킬 계획은 이미 짜여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전산 담당자들은 물리적으로 이 곳을 점령하지 않는 한 전산시스템의 전면 차단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노조에서 말하는 것처럼 외부에서 해킹을 하거나 다른 전산망을 파괴해서 전체 전산망의 작동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산인력이 스스로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노조 사람들에게 이 곳이 점령당하지 않는 한 컴퓨터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노조 관계자도 "조흥은행 노조가 극단적인 파업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전산이 멎으면 그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며 "여론의 급격히 악화될 경우 노조는 아무것도 얻는게 없게 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미 경찰병력 1개중대를 배치해 전산시스템으로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정부, '고객보호' 비상대책 마련=조흥은행 노조가 1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정부도 고객보호 등을 위한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금감원은 은행검사1국장을 단장으로 한 비상대책반을 구성한데 이어 총파업 강행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부원장급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상황실로 확대 가동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우선 파업으로 인해 고객들의 입출금이나 대출 등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대체인력 투입과 지역별 거점점포를 통해 고객들을 흡수하는 한편 예금대지급 시스템을 통해 다른 은행에서도 예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소액예금에 대해서는 예금을 담보로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어음교환 등 기업금융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어음결제시스템을 보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정부가 단계적 감독권 발동을 통해 부분 또는 전면 영업정지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과거 국민ㆍ주택은행 노조의 파업 때도 이 같은 감독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진우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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