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세오갤러리는 개관 1년을 맞는 신생갤러리. 여느 갤러리와 다르게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로 활동하는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세오작가상’을 제정했다. 그 첫수상자는 감각적 회화 설치작업으로 국내외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최인선(42, 안동대교수)씨. 그는 내면깊게 잠수된 무의식의 조각적 이미지들을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드러내 보이는 유기적 형태의 드로잉 화면을 선보였다. 또한 일상에서 발견된 문틀 등의 오브제들을 조합하고 구성하며 그 위에 그리는 요소까지 가미한 종합적 회화를 구사하는 모습도 보여왔다. 그가 주로 다루는 재료는 캔버스는 물론이고 오래된 문 틀, 함석, 합판, 종이 등 주변 사물 모두이며, 그 위에 붓으로 색을 칠하거나 드로잉하며 또 이미 제작해 놓은 작업을 붙이거나 날 것의 사물을 조합해 하나의 완성된 형태를 이뤄간다. 그의 수상 기념전시가 세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우리는 모자이크다’나 ‘지각의 창을 열다’등은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는 대작으로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먼저 직사각형의 나무판자를 조합하고 유성과 수성물감을 섞어 그 위에 빠른 붓으로 색을 칠한다. 두 가지의 다른 물감은 표면을 만나 흩어지고 흘러내리거나 응집되면서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깔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렇게 그려진 나무 판자들을 여러 장 이어붙여 직사각형의 대형 판넬을 만들고 그 위에 오래된 문틀이나 함석, 숟가락 등의 오브제를 배치한다. 최씨는 ‘생성하다’는 의미를 가진 ‘Generating’을 주제로 내건 이 전시에 대해 “인간의 지각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간순간 자라나며 어느순간 완성되지 않으면 완전할 수도 없다”면서 “여러 형태의 사고들, 지각의 시점들,부족하기도 하고 넘치기도 하는 생각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나의 완전함을 이루어낸다는 것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이번 출품작중 유화작품들은 흑백톤의 모노톤에서 벗어나 빨강 파랑 노랑 등 색채를 자유롭게 사용, 색채의 향연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11월3일까지. (02)522-5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