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지난주 모집한 파생결합증권(DLS) 및 기타파생결합사채(DLB) 4종 가운데 2개의 발행이 취소됐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9~12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최근월 선물과 연계한 DLS 3종을 모집했다. KDB대우증권은 WTI만 연계한 DLS 1종과 WTI·금·은 가격지수를 연계한 DLS 2종을 모집했지만 이 가운데 WTI 최근월 선물과 연계한 DLS인 'KDB대우 제1910회'의 발행은 취소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DLS 청약을 통해 50억원 한도로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최소 발행 기준액인 5억원에 못 미쳐 발행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원금보장 기능이 있고 최대 수익률이 20%로 설계됐던 미래에셋증권의 DLB '미래에셋 제22회' 역시 발행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DLB의 최소 발행 기준액은 10억원 정도인데 청약이 저조해 발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DLB가 원금 보장형 상품임에도 유가 하락세가 워낙 큰 탓에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펀드시장에서도 유가 폭락 충격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12월11일 기준) 원자재 펀드에서 908억원이 빠져나갔다. 유가폭락이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원자재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대표 원유 펀드인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의 연초 후 수익률은 -29.45%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작회사(MLP) 펀드 역시 상반기 반짝 성과를 기록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인프라-재간접) 종류A'(-12.64%)와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오일가스인프라-파생)(A)'(-12.52%) 모두 연초 후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성과가 부진하자 이달에만 한국투자미국MLP펀드에서 113억원, 한화에너지인프라MLP에서는 25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주 제22회 발행에 실패했지만 이날 WTI를 기초지수로 하는 제23회 DLB를 다시 선보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유가 연계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자산 배분 수단을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유가 변동성이 줄어든 탓에 지난 상품에 비해서는 최대 수익률이 2%포인트 떨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