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2일] 우리 경제의 미래와 도전 과제

50년 전 우리 경제는 전형적인 저개발국가였다. 지난 1960년대 초의 취업자 구성을 보면 60% 이상이 농림어업이고 제조업 비중은 8%에 불과하다. 경제 전반의 생산력은 국민의 절반가량이 빈곤층으로 대단히 낮은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현재 고등학교 졸업생은 대부분 대학 진학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1960년대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30%에 불과했다. 열악한 초기조건을 극복하고 고도성장을 통해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저출산·고령화 근원적 대책 필요


성공은 한마디로 국민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탁월한 리더십이 합쳐진 결과라 할 것이다. 성공의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두 차례의 석유위기는 국가 존립을 위협했고 1997년 말에 촉발된 외환위기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대응을 그르칠 때 국민의 삶의 근거가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무리 어려운 도전이라도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면 반드시 극복해낼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제는 간단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저출산·고령화를 위한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인구 문제는 단기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진행 중인 저출산 문제는 향후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경제ㆍ사회구조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고령사회에서 경제적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이 개방된 이민정책을 추구할 것인가, 인종적 동질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국민 모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양극화 문제는 미래사회 대응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의 발전은 고급인력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미숙련 노동을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세계 경제의 통합 과정에서 신흥국의 저임금 노동력이 대거 편입되면서 국내 노동시장에 가해지는 압력 또한 높아지게 된다. 양극화 문제는 이처럼 기술발전ㆍ세계화, 그리고 노동시장 문제 등에 대한 복합적인 처방을 필요로 한다.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가장 크게 달라진 게 기술 영역이다. 1965년 우리나라의 TV는 인구 1,000명당 2대에 불과했다. 지금처럼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도 TV를 시청하는 현실이 전개되리라고 그 당시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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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한 20세기 후반은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이 이뤄져 우리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앞으로의 반세기 동안 실현될 기술 또한 상상의 범위를 넘어설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에 이어 생명공학ㆍ재료공학ㆍ로봇ㆍ미세기술 등 모든 과학기술 영역에서 엄청난 발전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과제는 새로운 기술을 내재화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환경과 자원 문제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아주 높다. 자원외교로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자원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화석연료에 비해 아직까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용이 높은 것이 현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의 시계(視界)를 먼 미래까지로 연장해보면 이들 자원의 가치는 현재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다. 자원의 개발ㆍ사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 科技시스템 구축을

미래의 한국은 훨씬 더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모습일 것이다. 개방적이라는 것은 대외거래의 규모와 대상이 더 많아지는 것만이 아니라 경제활동에 있어서 지대 추구의 여지를 없애는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돼 창의와 혁신을 유인하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다원적이란 다양한 의견이 양립하면서 소수의 권리가 다수의 이익에 희생되지 않는 민주적인 사회를 의미한다.

개방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이 소통하는 장(場)이 돼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은 우리 경제의 지난 반세기 전환 과정에서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보여줬다. 지난 50년간 정론지로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서울경제신문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앞으로의 50년에서도 더 큰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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