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동산 불안 부추기는 연말 토지보상비

연말ㆍ연초 수도권에 풀릴 토지보상비가 10조원이나 되어 또 다른 부동산 불안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당장 이 달 중순부터 풀릴 인천 영종지구에 대한 토지보상비가 4조7,000억원에 이르는데다 평택 소사벌지구, 화성 향남2지구, 서울 우면2지구 등을 합하면 10조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말에 땅값 보상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연내 보상을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략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내년부터는 양도세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또한 토지개발공사나 주택공사 등도 보상기간이 단축되어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함수관계가 있다. 하지만 전례에 비춰보면 토지보상비는 상당부분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고정수입이 없어지는 원주민의 경우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를 비롯해 주변 토지나 아파트 등을 다시 매입하는 사례가 많다. 정부는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시장에 흘러 드는 것을 막기 위해 부재지주 채권보상 등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원주민에 대해서는 전액 현금지급을 하고 있는데다 부재지주라 하더라도 토지보상 채권의 낮은 할인율 때문에 손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토지보상채권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이나 무기명 발행 등을 통해 장기간 묶어두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재론할 필요도 없이 최근 부동산시장의 불안은 참여정부 출범 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개발한데 따른 토지보상금이 수도권 등에 집중된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더욱이 공급확대를 등한시해 내년에 입주할 아파트 물량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부동산 폭등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시장을 의식해 위험을 무릅쓰고 유동성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공공기관은 앞뒤 가리지 않고 보상금을 풀어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막대한 땅값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시장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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