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긴급 자금 수혈까지 받으며 회생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이 한국전력의 유연탄 수송용 벌크선 진수(물에 띄움)식을 열며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다졌다.
성동조선해양은 22일 경남 통영시 본사 선박건조 부두에서 15만1,000톤급 유연탄 수송용 벌크선 진수식을 개최했다. 이 벌크선은 길이 273m, 폭 46m, 높이 22.7m로 호주와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국내로 발전용 석탄을 들여오는 임무를 맡는다.
조선사의 벌크선 건조는 특이한 일이 아니지만 법정관리 문턱까지 간 성동조선이 납기 내에 선박을 인도하고, 이번 발주가 공기업(한전)이 국내 조선·해운업계를 살리기 위한 ‘유연탄 벌크선 발주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달 말 법정관리 위기에서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해 7월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고비를 넘겼다. 성동조선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달 벌크선 인도대금을 받으면 자금난을 덜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산하 발전 5개사는 발전소에 쓸 유연탄을 들여오기 위해 2013년 15만톤급 선박 10척을 발주했다. 국내 해운·조선업계를 살리고자 국내 업체만 입찰에 참여시켰고 성동조선은 SK해운과 H-라인해운(옛 한진해운 정기선 사업부) 등과 컨소시엄을 맺어 각 2척씩 4척을 수주했다. 이번에 진수한 선박은 그 첫 번째 배다. 나머지 6척은 현대상선, 팬오션 등과 한 팀을 이룬 한진중공업이 건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