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계 카드 지위 흔들

2위 자리 쟁탈전 치열<br>신한은 1위 지켰지만 점유율 20%로 떨어져<br>은행계 카드사 지위 흔들


국내 카드업계에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입지는 그야말로 공고했다. 업계 순위로 볼 때 신한카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고 KB국민카드는 신한카드에 이은 안정적 2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카드업계 순위싸움의 관전포인트가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3위 쟁탈전에 집중된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는 2위 자리를 놓고 KB국민-삼성-현대카드 간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만년 2위인 KB국민카드를 넘어서는 이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할부+현금서비스+카드론+기업구매)은 각각 14.1%, 13.3%로 2~3위에 올랐다. 반면 KB국민카드는 12.7%의 점유율로 4위로 내려앉았다. 삼성ㆍ현대카드가 KB국민카드를 앞지르기는, 또 KB국민카드가 2위 자리를 빼앗기기는 처음이다.


시장점유율 현황이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삼성ㆍ현대카드 등 대기업계열 전업카드사의 선방이 눈에 띈다. 두 카드사는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KB국민카드를 앞질렀다.


특히 현대카드는 카드사의 주업무인 일시불 실적이 약 27조원을 기록해 KB국민카드(약 22조원)보다 5조원이 많았다. 법인시장을 공략한 것이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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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론칭한 숫자시리즈 카드가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법인 영업조직을 확대해 신시장을 개척한 효과가 컸다"며 "법인카드 취급액의 경우도 계열사보다는 외부대형법인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계 카드사 지위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포인트다. 신한카드(20.8%)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24%대를 기록하며 줄곧 범접할 수 없는 1위로 군림했지만 이제는 점유율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시장 공략에 집중하면서 대기업계열 카드사에 역전을 허용한 케이스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은행에서 분사하며 어음업무 성격을 지닌 기업구매카드를 은행에 이관해 점유율이 크게 줄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부문의 이용실적을 반영할 경우 경쟁카드사와 큰 격차로 시장점유율에서 확고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판도에 지각변동이 생겨나면서 앞으로 카드시장 순위싸움은 '2위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3위 자리를 놓고 재벌맞수인 삼성-현대카드 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제는 2위 자리를 놓고 KB국민-삼성-현대카드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우리카드마저 분사를 하면 시장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용절감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카드업계가 어떤 식의 전략으로 순위경쟁에 나설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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