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대권 예비후보들의 경제관)

◎“물가를 잡아야 나라가 산다”/고금리·땅값·물류비가 고질적 경제병/대기업 규제완화·중기육성 등도 긴요/노동법 합의개정 위해 「3당공동기구」 조속 구성을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경제관은 한마디로 말해 「국민전체가 주인으로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신명나는 대중경제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대중경제는 철저한 시장경제의 원리 위에 국민적 참여와 정의가 실현되는 경제로 중소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제라는게 김총재의 설명. 이미 지난 71년 선보인 저서 「대중경제론」을 개작, 84년 「대중참여 경제론」을 저술했는데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연구를 마치면서 저술한 이 책은 교수진들의 심사결과 그 가치가 인정돼 하버드대에서 출판되기도 했다. 김총재는 『대중 경제는 모든 국민이 경제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가운데 소유와 생산과 분배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추구하는 경제』라고 강조한 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조화, 도시와 농촌간의 조화, 지역과 지역간의 조화,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특히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먼저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가를 잡아야 금리도 땅값도 물류비용도 임금도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기업인과 근로자의 의욕을 고취시켜 기업과 노동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상호협력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권 4수에 도전하는 김총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쌍두마차체제를 이루어 『대기업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해야 하며 21세기 다품종소량 생산시대의 주역인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대중경제가 꽃핀다』고 보고 있으며 현재 우리 경제의 난조는 무철학 무전략 무정책 등 3무와 매사에 일관성이 없는데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밖에 도시와 농촌이 공존공영하는 체제를 만드는 동시에 ▲기술개발 활성화 ▲한국은행의 독립 및 금융시장의 자율화 촉진 ▲문화와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역설했다. 김총재는 물가불안의 문제점과 진단책을 동시에 내놓았다. 그는 『물가를 잡아야 예금이 늘고 대출에 대한 가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금리가 내려간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그는 물가안정을 위해서 먼저 정부가 과소비를 줄이고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 정부의 정책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물가통계의 투명성확보를 위해 최소한 정부가 통계를 작성할 때 전체적인 물가통계 외에 별도로 생활물가통계를 작성, 공개해야지 그렇지 못하면 물가안정은 헛된 구호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김총재는 급증하는 국제수지 적자를 비롯해 외채구조문제에 대한 진단도 내렸다. 그는 『내년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2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외채의 60%가 1년 미만의 단기 악성채무여서 매년 60억달러 이상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고 우려한 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스스로 물가안정과 금융실명제의 보완을 최우선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다시말해 정부의 총수요관리를 통한 물가인상 억제로 예금 증대와 과소비 척결이 이어지면 외채증대 요인이 서서히 제거된다는 주장인데 『5고 현상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수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영삼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의 확고한 정책수립과 공개행정』이라는 논지다. 특히 그는 임시국회 파행을 몰고온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 『정부안은 노사 어느 쪽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 『갈등 해소를 위해 우선 노사 양쪽이 인내와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여야3당의 공동기구 구성을 역설했다. 한편 중소기업 정당임을 표방하고있는 국민회의의 총사령관인 그는 정부의 신재벌정책과 관련 『지금은 WTO 체제하의 무한경쟁에 나서야 하는 때인 만큼 기업들은 과거와 같이 정경유착으로 부당이득을 독점하는 시대의 기업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대기업의 환골탈태를 요청하면서도 과격한 반재벌정책에는 반대할 것임을 시사했다.<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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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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