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지제록스 '한지붕 두가족'

美업체 인수로 국내법인 2곳 이전투구 한국에는 서로 다른 후지제록스가 똑 같은 상표와 똑 같은 품목을 갖고 경쟁하고 있다. 무슨 엉뚱한 이야기냐는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 후지제록스는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을 놓고 두 개의 후지제록스 한국법인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후지제록스는 현재 일본 본사가 100% 지분으로 설립한 한국후지제록스와 미국의 프린터업체인 테크로닉스를 인수한 후 한국에 판매법인으로 설립한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FXPPK) 2개사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2개사가 컬러 레이저 프린터라는 품목을 동시에 취급하면서 똑 같은 회사로고와 회사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모델을 놓고 이것 저것 고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해당 기업들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기가 말할 수 없을 정도. 소비자가 한국후지제록스에서 팔고있는 물건을 사고싶어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를 찾아가면 "이 제품은 여기가 아니고 저리로 가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꼬인 원인은 후지제록스가 한국에 2개의 별도 판매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원조격인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 62년 한일 합작의 코리아제록스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 지난 98년 일본이 한국측 지분을 인수하면서 일본 후지제록스의 100% 투자법인으로 전환됐으며 디지털 복합기와 컬러 레이저 프린터 등을 주력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반면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는 일본 본사가 미국의 프린터 업체인 테트로닉스를 인수, 지난해 프린터 부문의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뒤늦게 등장했다. 후지제록스 측도 문제가 꼬일지 모른다는 우려로 FXPPK를 출범시키기 전에 한국후지제록스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테트로닉스의 프린터 기술인 '솔리드'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별도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후지제록스 측은 이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에게 FXPPK는 미국 제록스의 '오피스 프린팅 사업부'가 관장하는 컬러 프린터 전문 기업이라는 것을 알리느라 고심했었다. 하지만 후지제록스의 경영원칙에 따라 아시아 사업부문은 모두 '후지제록스'라는 이름과 동일로고를 사용하고 있어 본사의 기대와 달리 제품차별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 관계자는 "일본 본사에 '교통정리'를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며 "경쟁사인 테트로닉스가 한식구가 됐어도 한국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관계"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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