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가도 비상이다(사설)

원화환율이 폭등하면서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유를 비롯한 수입물가가 상승, 교통료와 연료비·각종 서비스료 등의 잇따른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벌써 휘발유값은 지난 1일부터 ℓ당 20원 안팎이나 올랐다. 경기가 바닥국면에서 물가불안이 현실화할 경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마저 우려된다.그렇지 않아도 올 연말은 가뜩이나 불안한 판국이다. 연말과 대선이 겹쳐 악재가 호재보다 많다. 게다가 제일은행에 대한 특융 2조원, 부실채권방지기금 2조원 등 통화공급량 확대로 통화량도 급격히 늘어난다. 여기에 원화환율마저 폭등, 엎친데 덮친격이다.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 현재 소비자물가는 4.2%상승에 그쳤다. 지난 86년 이래 가장 안정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앞으로 환율폭등에 따른 물가상승 요인을 감안한다면 올 연말은 심상치 않다. 환율은 1% 상승에 소비자물가는 0.14%포인트 오른다고 한다. 10월말 현재 환율은 지난해 말보다 12.5% 올랐으니 1.75%의 물가 상승요인이 더해지는 것이다. 정부의 안정적이라는 물가도 통계상 수치일뿐 체감물가는 벌써 한 겨울이다. 환율폭등은 수입이나 수출 양면에서 모두 좋지 않다. 수입이 다소 억제되고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다. 반면 지나치게 국내물가를 자극하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벌써 환율폭등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입은 환차손은 상장사만의 경우 4조원을 넘는다는 계산이다. 기업 전체로는 7조원 가까이 되리라는 추정도 나와 있다.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이다. 가만히 앉아 월급이 깎이는 셈이다. 결국 절약·근검밖에 대안이 없다.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펼쳐 나가야 한다. 우선 불요불급한 자동차 운행을 줄여 기름부터 절약해야 할 것이다. 원유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10%에 달한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소비도 억제해야 한다.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불황을 모르는 고가 수입품매장은 위화감을 조성한다. 정부도 정권말이라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대선의 공정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물가관리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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