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술·담배 안하면 간이 건강할까?

GGT 수치 상승 대사증후군<br>복부 비만·고혈압일 땐 의심해야<br>짠 음식 줄이고 현미·과일 섭취를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더라도 간기능수치(GGT)가 높다면 '대사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 직장 남성이 자신의 건강검진 결과를 간호사에게 상담 받고 있다.

직장인 최은석(45ㆍ가명)씨는 얼마전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술, 담배를 멀리하는 등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간기능 수치를 나타내는 GGT 항목이 다른 동료들 보다 높게 나온 것.(간기능이 좋지 않을수록 GGT 수치는 높게 나온다) . 다만 몇 년 동안 급속히 늘어난 뱃살이 좀 걱정되기는 했다. 의사는 최씨에게 ‘대사증후군’ 위험이 있으니 일단 복부비만부터 줄이라고 조언했다. 최씨는 요즘 뱃살을 빼기위해 아침저녁으로 걷기 운동을 하며 저녁 식사량을 반으로 줄였다. ◇술안마셔도 GGT수치 높다면 의심=건강검진표의 혈액검사 항목에 보면 GOT, GPT와 함께 간기능수치를 알려주는 GGT란 항목이 있다. GGT(Gamma glutamyl transpeptidase)는 ‘감마글루타밀 전이효소’로 알콜과 관련된 간질환이나 담도계 질환이 있을 경우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간혹 음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왜 술도 먹지않는데 간기능이 좋지 않다고 나온 것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만 한 분석결과가 최근 국내 의료진에 의해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송홍지 교수팀이 건강증진센터를 찾은 직장남성 1,136명의 검사결과를 심층 분석한 결과 GGT 수치가 정상치(75 IU/L)이상으로 높게 나온 경우 정상인 사람들에 비해 대사증후군이 생길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증후군은 최근 의학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①허리둘레가 90㎝(남성)이상의 복부비만 ②몸에 해로운 중성지방이 150㎎/㎗ 이상 ③몸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HDL)dl 40㎎/㎗ 이하 ④혈압이 130/85㎜Hg 이상 ⑤공복 혈당이 110㎎/㎗ 이상 등의 5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될 경우 대사증후군이라고 불린다.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종의 위험경고신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술을 먹지 않는데도 GGT 수치가 높게 나오게 된다면 대사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하고 각종 성인질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1,136명중 GGT가 정상치 이상으로 높게 나온 사람은 15%인 172명으로 이들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분석한 결과 정상그룹에 비해 2.8배 높았다. 음주량이 보통 이하인 경우(소주 24g/day 이하 섭취, 하루 2잔 기준)만을 선별해 GGT수치와 대사증후군의 관련도를 분석해 보아도 GGT가 정상치보다 높은 그룹에서는 역시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음주와 상관없이 GGT 수치가 높다면 대사증후군 발생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송홍지 교수는 "평소 음주습관이나 비만이 없으면서 혈청 GGT 검사가 높게 나왔다면, 보다 정확한 대사증후군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최근 해외에서도 GGT가 대사증후군 위험인자인 체질량지수, 흡연, 운동부족, 고혈압, 당뇨 등과 관련이 있음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 증가가 대사증후군 위험 높여=GGT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세포내 유익한 작용을 하는 항산화물질 공급에 차질을 빚게해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로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송 교수는 “단순히 알콜에 의한 GGT 수치의 증가는 원인인 술을 끊는 것으로 치료가 쉽다”며 “그러나 음주습관이 없는 상태에서 GGT 수치의 증가는 고지혈증, 비만, 당뇨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평소 관리를 제대로 해준다면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조기 발견해 체중조절, 운동, 금연 등의 생활습관 치료법을 시행하고 적절한 약물요법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 증가와 신체 활동량의 감소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에 속하므로 운동량을 늘리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일차적인 과제다. 또한 건강한 사람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혈액 검사를 통해 자신의 GGT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염분ㆍ탄수화물 섭취 줄여야=대사증후군 위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식사는 세끼를 규칙적으로 약간 소식하면서 천천히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지방ㆍ고칼로리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 등은 피한다. 특히 동물성지방에 많은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 및 인스턴트 식품이나 과자류에 많은 트랜스지방 등의 섭취는 삼가고, 올리브유나 생선류 등에 많은 불포화지방은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사증후군에는 염분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야채, 저지방 유제품, 정백하지 않은 곡류, 생선, 견과류의 비율을 늘린 식사가 권장된다.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칼로리 중 5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좋은데 단순 다당류의 탄수화물보다는 도정하지 않은 곡류로 만든 빵이나 제품, 현미가 좋다. 예를 들면 현미밥, 호밀빵, 메밀국수, 잡곡밥 등에는 식이 섬유소가 많이 함유돼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효과가 있다. 또한 과일과 야채에는 비타민과 셀레늄 등의 미네랄이 많이 포함되어 대사증후군의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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