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그룹 경영권 어디로…

정상영 KCC명예회장과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의 갈등이 다시 지분경쟁으로 재점화하는 조짐이다.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여사가 지분을 늘리려는 반면 정 명예회장의 경우 일부 우호세력의 이탈현상이 감지된다. 게다가 정 명예회장은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인수가 업무상 배임이라는 지적을 받는 등 여론에서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KCC, 현대그룹 계열사로 편입=KCC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ㆍ택배ㆍ아산 등 현대그룹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으로 기업결합을 진행하고 있다. KCC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를 결합하기위해서는 정 명예회장 개인과 KCC, KCC계열사의 지분합계가 15%를 넘어야 한다. 현재 KCC가 8.6%,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이 1.96%의 지분을 보유, 10.56%의 지분을 확보했다. 여기에다 정 명예회장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신한BNP파리바 펀드(12.82%)가 추가돼 계열사 편입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공정거래위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지분이 5%를 넘는지 여부를 결합신고 요건의 주요사항으로 검토할 것”이라면서 “지분이 5%를 넘지 않더라도 사모펀드의 성격에 따라 결합요건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 현대그룹 사수=현정은 회장은 “이제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미망인에서 고인이 남긴 유지를 이어받는 현대그룹의 회장으로 다시 새롭게 일어났다”면서 “현대그룹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더욱 깊은 격려와 애정으로 성원해 주시길 바라겠다”고 호소했다. 이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경영권 장악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근 고 정몽헌 회장이 정상영 명예회장에게 빌린 부채 290억원도 상환해 의결권 부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경영권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문을 완전해소하면서 국민여론을 아군으로 만들고 있다. 현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지분경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가, 고심 또 고심=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이자 정상영 명예회장의 큰 누나인 정희영 여사를 비롯한 현대가 인사들도 정상영 명예회장의 현대그룹 장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외국인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시작된 엘리베이터 지분인수가 경영권 장악으로 진행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까닭이다. 적대적 M&A설의 장본인이었던 GMO펀드가 지분 8.4%에서 일부를 매각하는 등 투자목적을 분명히 한 점도 또 다른 원인중 하나다. 실제로 정상영 명예회장의 친형인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측은 현대시멘트가 보유한 엘리베이터 지분(0.53%)를 매각하고 현대종합금속(4.99%) 지분에 대해서도 중립적 위치를 지킬 방침이다. 이외에도 정몽근 회장측 지분 2.93%도 정상영 명예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보기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가 대체적인 분위기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현대그룹 장악방식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서정명기자,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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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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