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조백일 ㈜공간세라믹 대표

"친환경 점토벽돌 개발 틈새시장 개척 성공했죠"<br>둥근무늬 벽돌 외국산보다 싸 IMF때 큰 인기<br>2004년 매출액 100억 뛰어넘은후 시장 선도



“벽돌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치부하지만 고급점토벽돌이라는 틈새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점토벽돌 전문업체 ㈜공간세라믹의 조백일(53) 대표는 이렇게 벽돌산업 예찬론을 편다. 그의 예찬론을 뒷받침하듯 점토벽돌 연간 시장규모는 지난 2004년 2,100억원에서 2005년 2,500억원, 2006년 2,700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83년 단돈 3,000만원을 손에 쥐고 ‘공간상사’라는 자재전문유통회사를 세웠다. 이때부터 8년여간 유통시장을 경험한 조 대표는 점토벽돌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지난 91년 지금의 ‘공간세라믹’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조업으로 뛰어들었다. 점토벽돌은 화학 성분 없이 순수하게 흙과 열로 만들어져 최근 웰빙(Welling-Being) 붐과 함께 각광을 받고 있다. 조 대표는 “공간세라믹이라는 사명은 사람이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Space)과 사람들이 만나고 생활하는 거리를 세라믹(Ceramic)으로 연결한다는 의미”라면서 “친환경 점토벽돌을 생산하는 만큼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통업을 하다가 제조업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건설업체들이 선호하는 저렴한 시멘트 벽돌이나 적점토 벽돌과 경쟁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대표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지금은 공간세라믹의 대표상품이 된 둥근 무늬(일명 환무늬) 벽돌이 바로 그 주인공. 그러나 개발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그래도 인복(人福)이 있어서인지 제품 개발과 관련, 두 직원의 헌신적인 노력 덕택에 환무늬 벽돌이 탄생했다. 그는 “지금처럼 모든 것을 계량화하고 수치로 정형화하기 어려웠던 당시, 이들은 수입품 샘플을 공장에 갖다 놓고 이 제품과 품질은 유사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벽돌 색상을 내기 위해 원료를 일일이 손으로 담아내며 수없이 많은 실험을 거듭했다”고 회고했다. 조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쓰인 재료의 양보다 그들이 실험을 하면서 코로, 입으로 들여 마신 양이 더 많았을 것”이라면서 “너댓 시간 동안 한 자리에 앉아 지켜봐야 하는 고단한 작업으로, 사장인 나조차도 실험에 참가한 날이면 팔과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정형외과 진료까지 받았던 적이 있다”면서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재차 강조했다. 이렇듯 어렵게 개발한 환무늬 점토벽돌이 효자 노릇을 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시절이었다. 당시 호주산 수입 점토벽돌이 인기는 있었지만 높은 환율로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 건설업체들이 시공을 꺼려했다. 반면 공간세라믹 제품은 자연스러운 환무늬 형상으로 디자인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100% 천연 원료인 고령토ㆍ장석ㆍ점토를 1,150℃고온에서 소성했던 만큼 품질도 고급스러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 그러나 위기는 또 다시 찾아왔다. 바로 지난 98년 여름 큰 장마로 경북 상주 공장이 물에 잠겼을 때다. 조 대표는 “공을 들여 만든 제품들이 모두 물에 잠겨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었다”면서 “재산피해가 10억원에 달했지만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게 다행”이라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특히나 가마가 물에 차지 않은 것은 ‘천운(天運)’이라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점토를 굽는 가마는 1200℃에 달하는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물이 스며 들어가 수증기 양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면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당시 모든 직원들이 일주일 이상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마에 물이 차오르지 않게 버텼기 때문에 공간세라믹의 오늘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4년 연 매출액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이후 점토벽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소기업인의 날 행사에서는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올 경영목표는 “직원에게 가정과 같은 일터 제공” 공간세라믹은 무공해 천연 점토벽돌을 제조하는 회사로 1983년 창사 이래 매출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허 제품으로는 태양빛을 이용한 산화반응으로 표면의 오염물질을 자동 제거하는 벽돌과 식물 생장을 돕는 점토식생벽돌, 물을 그대로 통과 시키는 물먹는 투수벽돌 등이 있다. 특히 1년 6개월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자동줄눈재’는 공간세라믹 최고 발명품으로 꼽힌다. ‘자동줄눈재’는 보도와 차도에 시공된 벽돌들이 서로 부딪혀 모서리가 깨지는 현상을 막아주도록 벽돌 사이에 설치하는 플라스틱 줄이다. 비가 올 때는 모래 사이로 물이 흡수되기 때문에 지하수 고갈과 홍수를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한편 조 대표의 새해 목표는 직원들에게 가정과 같은 일터를 선사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그는 새해를 맞아 매출 목표를 달성한 영업부 직원에게 현금 1,000만원 포상을 한 것을 포함해 총 2,500만원의 상금을 전달했으며, ‘재충전의 달’을 선포해 임직원들이 1월 한달 동안 1박 2일의 휴가를 더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