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빅 3’ 대선 캠프에서 ‘대세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에서 ‘대세론’에 발목이 잡혔고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전 시장은 30%대 중반의 지지율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캠프 분위기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세론에 안주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측 인사는 5일 “안국동 캠프에서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조기 대세론을 굳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며 “이 전 시장 본인도 이 점을 상당히 경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참모들에게 “여론조사 결과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두언 의원 등 초기 측근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캠프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시도를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 전 시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이날부터 당분간 각종 강연을 취소하고 일정기간 ‘냉각기’에 들어갔다.
더 급해진 것은 박근혜 전 대표 쪽이다. 자칫 경선이 시작되는 내년 초 승부도 못해보고 ‘이명박 대세론’에 주저앉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한 두 개를 보면 우리 쪽에 치명적”이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정도”라고 말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대표직 퇴임 후 냉각기를 가진 것이 이 전 시장의 역전과 독주를 허용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이날도 ‘텃밭’인 대구와 포항 지역을 찾아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 아울러 캠프에서는 최근 유승민 의원 등 핵심 참모들을 동원,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대세론 차단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여권의 후보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캠프에서는 특히 답보 상태인 지지율이 당내 제3의 후보가 등장할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