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애플 - IBM '적과의 동침'

기업용 모바일 앱 공동 개발

애플 - 기업 공략 IBM - 모바일 강화

양측 필요 맞아 30년만에 협업


지난 30년간 '앙숙'이었던 애플과 IBM이 손을 맞잡고 기업용 모바일 앱을 공동 개발한다. 이번 제휴로 애플은 일반소비자 시장을 넘어 기업용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IBM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에서의 입지를 모바일기기로 확대하는 '윈윈'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지니 로메티 IBM CEO는 이날 'iOS용 IBM 모바일퍼스트'라는 업무용 앱 공동개발을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십 협약 내용을 발표했다.


양사는 올가을 애플의 신규 운영체제 iOS8 출시에 맞춰 첫 번째 앱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업·헬스케어·은행업·여행·교통·통신 분야의 기업고객을 위한 100종 이상의 앱이 출시될 예정이며 보안·모바일기기 관리, 빅데이터 분석 등에 특화된 서비스도 개발된다. 이렇게 되면 항공기 조종사는 아이패드를 활용해 그날그날의 날씨에 따라 사용할 연료의 양과 항로를 계산할 수 있게 된다. 또 iOS를 위한 모바일퍼스트라는 애플 iOS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업 고객을 위한 유지보수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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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CEO와 로메티 CEO는 이날 CNBC에 함께 출연해 "기업 고객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제휴의 목표는 모바일 산업의 장래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쿡은 "이번 제휴는 오직 애플과 IBM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의 걸음"이라고 말했으며 로메티도 "애플의 혁신으로 개인 삶의 방식이 바뀌었듯이 (이번 제휴로) 산업과 기업들의 방식 역시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도 양사의 제휴를 '기념비적인 합의'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리스터리서치의 프랭크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직장에서도 애플 모바일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려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IBM은 애플을 통해 모바일 기업 부문 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1980년대 개인용컴퓨터(PC) 시장에서 숙적이었다. 1984년 미국 미식축구 슈퍼볼 TV중계 당시 방영한 애플의 매킨토시 광고는 IBM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독재자 '빅브러더'에 빗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애플은 당시 컴퓨팅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던 IBM을 비판하면서 IBM 옹호자들을 '생각 없는 무기력한 추종자'로 묘사했다. 그해 2월에는 미국의 유명 PC 전문지 'PC매거진'의 커버스토리로 'IBM 대 애플'이 실리기도 했다.

양사가 적에서 동지로 바뀐 것은 컴퓨팅 시장의 대세가 이미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애플의 경우 지금도 자사 PC 브랜드인 '맥' 사업을 하고 있지만 주력은 모바일기기 부문이다. IBM도 2005년 PC 하드웨어 사업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한 후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비즈니스를 강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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