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채권+주식' 두 얼굴의 CB "불황기 투자대안 딱이네"

표면이율, 통상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br>전환가격 낮고 전환비율 높을수록 유리<br>주가 상승시 주식 전환하면 수익 '짭짤'




경기 불황기에는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시중은행과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금융채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도 금리 조건과 만기를 잘 따져 투자대상을 선정하면 안정된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불황기에는 채권 중에서도 전환사채(CB)의 인기가 높다. 강남의 큰손들과 부자들도 경기 불황기를 이용해 CB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CB는 채권과 주식의 결합=전환사채(CB)는 정해진 시간이 경과하면 채권을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을 말한다. 채권 형태로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할 수도 있고, 주식으로 전환할 수도 있는 등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CB는 발행할 때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만기와 표면이율이 제시된다. 또 주식으로 전환하는 가격(전환가격)과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시기(전환기간) 등이 같이 부여된다. 전환가격은 주식으로 전환할 때 1주를 얼마에 살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가격이다. 만일 전환비율이 100%라면 전환사채 금액 전체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환비율이 50%라면 전환사채 금액의 절반만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채권형태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환가격이 낮고 전환비율이 높을수록 발행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CB는 발행되자마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나야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전환기간이 되기 전까지는 주식으로 바꿀 수 없다. ◇표면금리는 예금금리보다 높아=그럼 CB는 언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발행기업의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발행기업의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으면 주식으로 전환해도 손해가 되기 때문에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채권으로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B기업이 전환가격이 1만원이고 전환기간이 1년 이후인 CB를 발행했다고 하자. 현재 B기업의 주가는 8,000원이다. 1년 이후 B기업의 주가가 상승해 2만원이 되었다면 투자자는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1주당 1만원(2만원-1만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1년 이후 B기업의 주가가 9,000원에 머문다면 투자자는 B기업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오히려 1주당 1,000원(1만원-9,0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B기업의 주가가 전환가격보다도 낮기 때문에 전환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인데 이 때에는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CB형태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CB의 표면금리는 보통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고 회사채 금리보다는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CB는 전환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추가로 주기 때문에 금리는 회사채보다 낮은 것이 보통이다. 경기불황이 깊어질 때에는 기업들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아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만약 투자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CB는 더 이상 갚아야 할 부채가 아니라 자본금으로 편입되고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불황기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의 CB를 골라 장기투자에 나선다면 주식전환 시점에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주들은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에는 주식투자에 주의를 해야 한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시장에 발행회사의 주식수가 대거 늘어 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매도압박도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견고한 상승세를 보였던 기업의 주가가 주식전환 이후 맥없이 하락세로 반전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이는 물량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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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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