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주의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주가 바닥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동안 나올 만한 악재는 모두 공개된데다 낙폭 과대에 따른 단기상승 가능성과 중ㆍ장기적인 업황 개선 전망이 저가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코스닥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행업종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오르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행업지수가 3거래일 동안 상승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이날 2.37% 하락한 3만85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8일 저점(2만8,500원) 이후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있다. 2위 업체인 모두투어는 0.85% 오른 1만7,800원을 기록하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여행주에 관해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여행객 감소 등 웬만한 악재가 모두 노출된 상태에서 주가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행주들에 올해는 최악의 해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8월10일 10만1,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1년 만에 3분의1 토막이 났다. 모두투어도 최고가(5만9,400원)의 3분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유투어나 레드캡투어ㆍ롯데관광개발 등도 재앙을 피해가지 못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여행경비 증가와 경기둔화 등에 따라 5ㆍ6월 연속으로 해외여행객이 감소한 것이 주가 급락의 요인이다. 더욱이 여행업계 최대 성수기인 7ㆍ8월에도 여행객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석연휴 등 오는 9월의 휴일이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됐고 정부까지 나서 공무원들의 해외여행 자제 요청에 나선 상황이다. 항공권 발매 수수료 폐지가 예정되는 등 여행사 경영을 옥죄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행사들도 초저가 할인상품을 내놓으면서 조금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원화 강세 수혜도 예상된다. 또 여행객들이 비싼 해외여행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여행으로 돌릴지언정 아예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여행사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세중나모여행은 패키지여행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고부가가치의 전문여행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하나투어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객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어렵기는 하지만 국내여행객들은 월 5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수석위원은 “그동안 하나투어 등 여행업체의 주가 하락은 마치 부도난 회사와 같았다”면서 “악재가 모두 드러난 만큼 당장 반등은 어려워도 추가하락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