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나라 8대 황제 도광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검소했던 임금으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남달리 절제력이 강해 향락을 멀리했으며 공부하기를 좋아했다. 스스로 “상서방(왕자의 교육을 담당했던 기관)에서 30여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경서를 읽고 시를 지었다”고 말했을 정도. 그러니 자식 교육열도 가히 짐작할 만하다. 불행하게도 맏아들 혁위는 천성적으로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 배우는 속도도 아주 느렸다. 상서방에 억지로 끌려가긴 했지만 수업 시간에 딴전만 부렸다. 보다 못한 스승이 “지금 열심히 공부 하셔야 나중에 훌륭한 황제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훈계하자 심사가 뒤틀렸다. “내가 황제가 되면 너부터 죽이겠다”며 으르렁댔다. 소식을 전해들은 도광제는 화가 치솟아 혁위를 불렀고 그를 보자마자 냅다 발길로 걷어찼다. 불행히도 그의 발길이 향한 곳은 급소 한가운데였다. 업혀간 혁위. 시름시름 앓다 며칠 만에 세상을 떴다. 그 유명한 아버지 발길질에 맞아 죽은 황태자 사건 전모다. 교육열 높기로 따지면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우리 조선 왕실도 그랬지만 중국은 예로부터 황태자 교육에 열을 올렸다. 공부하기 싫어한 황태자를 발길질해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다. 왕징룬의 ‘중국의 황태자 교육’은 중국 황실의 자식 교육법을 자세히 풀어놓았다. 중국 황실의 태자와 황자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이미 태교를 통해 황제의 품성을 배우기 시작한다. 4~5세 때는 한자교육을 받고 7~8세에는 ‘효경’‘시경’‘논어’‘예기’ 를 공부한다. 나이가 좀 더 차면 비교적 난해한 ‘상서’‘춘추’‘역경’ 등 배워야 하고 이 같은 체계적 공부는 도광제에서 보듯 평생으로 이어졌다. 글 뿐 아니라 말 타기, 활 쏘기 등을 통해 체력도 높여야 하고 악기 연주를 통해 감성도 키워야 한다. 주나라 무왕의 아들 성왕을 교육시킨 주공의 지극 정성 인성 교육 사례를 비롯해 역모에 휘말린 스승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진 명나라 주원장의 태자 주표 이야기 등 재미난 일화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앞 부분 추천글에 의미심장한 문장이 담겨 있다. “부모들은 모두 자신의 아이를 황태자처럼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훗날 이루게 될 성취는 부모들이 지금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