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시충격" "침체가속" 전망 엇갈려

■ 세계경제 파장낙관론, 걸프전때도 단기공화그쳐… 조만간 수습 미 세계무역센터를 붕괴시킨 사상 초유의 항공기 돌진 테러가 침체 국면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이 같은 질문에 세계 유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비관론과 낙관론으로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미국의 소비위축과 세계 각국의 자본시장 불안으로 경제가 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번 사건이 일시적으로 준 충격이 커 그 피해가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낙관론 낙관론의 경제 전문가들은 걸프전 등 이와 유사한 사태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단기적인 심리적 공황에 그쳤다는 역사적 경험을 그 이유로 든다. 에드 우드리머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가 그 대표적인 예. 그는 "큰 사건이 발생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나 대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도 조만간 수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테러를 직접 목격한 뉴욕의 일부 증시 분석가들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고 나섰다. 마크 켈러 AG 에드워즈 자산관리 수석투자전략가는 과거 국가적인 비상사태 발생시 금융시장 상황을 돌이켜볼 때 미국은 위기에서 곧바로 벗어났으며 금융시장 역시 그 양상을 그대로 밟았다고 말했다. 또 경제전문 통신사인 다우존스는 아시아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대다수 아시아 금융인들은 미 테러사태로 인한 금융거래 둔화나 금융경색과 같은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우존스는 미국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고 전했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 테러가 가져올 후유증이 극히 제한적일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을 했다. ■ 비관론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신뢰도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리처드 커틴은 "이번 사건이 미국 본토에서 일어난 관계로 지난 걸프전 때보다 소비자 신뢰도 하락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더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퀀텀 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도 이 같은 커틴의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테러 발생 전 미 경제의 상황은 급속한 침체국면 진입을 개인 소비가 간신히 받쳐주는 아슬아슬한 형국"이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소비가 무너지면서 경제를 침체로 밀어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 피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회장도 이날 한 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410억달러의 외형을 기록한 미 증권거래소가 이틀간 거래가 중단됨으로써 입은 피해만도 엄청나다"면서 앞으로도 주가 하락과 거래량 감소 등 직ㆍ간접적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빔 두이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번 테러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비관론에 가세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오히려 공황심리만 유발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한편 손성원 웰스파고 은행 부행장은 이번 테러로 인해 국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평화와 안전에 흠집이 생기면서 국가간 직ㆍ간접적 투자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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