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명한 기쁨이 북한 핵실험 폭풍에 휩쓸린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반 장관도 핵실험 때문에 영광되고 기뻐해야 할 순간에 무거운 마음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기쁨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반 사무총장’의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제사회가 거는 기대는 크기만 하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그것도 만장일치로 지명된 것은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반 장관 개인에 대한 신뢰 뿐만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한국의 역량과 경험을 국제사회가 높게 평가했다는 뜻을 지닌다. 기대가 큰 만큼 책임도 무겁다는 인식에서 세계평화와 안전유지,개발 및 인권 보호란 유엔이 지향하고 있는 3대 이상을 구현하는데 노력을 아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 핵 문제는 첫 시련이라고 할 수 있다. 37년간의 외교관 경험을 살려 ‘반 사무총장’이 근무방침으로 제시한 “솔선 수범해서 조정하고 해결의 다리를 놓는다”면 입지를 보다 튼튼히 하고 국제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북한 핵 문제는 세계 평화에 암적 존재란 사실을 알리는 등 사무총장 근무준비를 차근히 해나가야 한다.
탄생 60년이 넘은 유엔은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직면해 있다. 조직이 비대해 진데 비해 능률은 물론 투명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강대국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 장관의 말대로 현재 유엔이 직면한 과제는 바로 ‘21세기의 도전’이다. 이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무국을 효율적으로 기능 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실질적인 유엔 수장인 사무총장도 능란한 외교술과 함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안전보장이사회 개편 등 유엔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성공한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