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코스닥 열풍] 벤처기업 산실 자리매김

지난 10월 현재 368개 등록법인 가운데 벤처기업은 121개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거래대금 비중은 74%에 달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반면 일반기업의 거래비중은 같은 기간 73%에서 26%로 급락했다.또 벤처기업들의 평균주가는 5만900원인 데 반해 일반기업은 이의 절반도 안되는 2만2,000원이었다. 10만원이상 고가주 44개 종목 가운데 31개가 벤처기업이다. 특히 벤처지수는 연초에 비해 5.3배나 급등했지만 금융업은 2배 오르는 데 그쳤으며 건설업은 오히려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상승장세에서도 건설과 금융업체의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며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성 높은 벤처기업에 집중되고 관련 업체의 주가도 높게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에는 벤처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예비심사제도 도입후 증권업협회에 신규 등록을 신청한 업체 141개사 가운데 벤처기업이 87개를 차지했다. 코스닥이 벤처주식 전문 거래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참조 이는 세제지원을 비롯해 등록요건 완화, 코스닥펀드 설립, 기관투자가 참여 제고 등 우량 벤처기업의 등록 촉진과 수요기반 확충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기술로 무장, 성장성은 매우 높지만 일천한 역사에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직접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의 든든한 젖줄이 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조달규모는 겨우 595억원이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직접 조달한 금액이 지난 달까지 2조9,841억원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보다 60배나 폭증했다. 앞으로 예정된 물량도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퀄컴 등이 나스닥에서 자양분을 얻은 것처럼 코스닥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키워내는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벤처기업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벤처 창업→엔절·벤처캐피털 투자 붐→투자자금회수→회수자금 재투자라는 선순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증권 유시왕(柳時旺) 전무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경제구도가 바뀌면서 젊은 기업이 대기업의 역할을 대신해 나가는 추세』라며 『코스닥도 시장과 업종 자체가 지식기반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내 벤처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코스닥증권은 400~600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등록유치를 추진, 코스닥을 첨단·지식기반 기업 위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첨단기술주가 포진한 주식시장, 즉 미국 나스닥을 닮아가겠다는 포석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나스닥의 경우 첨단·지식기반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절반을 넘는 52%에 달하지만 코스닥은 33.9%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이 과거의 「장외시장」틀에서 탈피, 초창기 벤처기업에게 밑거름을 제공하는 한편 성장성 및 사업위험이 큰 벤처기업에 투자,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장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문병언기자MOONBE@SED.CO.KR

관련기사



문병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