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들거나, 비중을 높인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지난 3월 이후 시장이 단기 급상승하면서 매수타이밍을 놓친 개미들이 추석 이후 몰아친 환율ㆍ유가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과감하게 투자에 나섰다가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렇다할 모멘텀없이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ㆍ4분기 기업 실적 및 경기 지표 등과 맞물려 재상승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경기불안과 유동성 보강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예상 보다 조정 폭이 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는 큰 리스크없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한 경기방어주
▲조정기인만큼 막연한 반등 기대보다는 배당이득을 노릴 수 있는 고배당주
▲원화강세가 예상되는 데 따른 환율수혜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경기방어주=경기방어주는 유틸리티(전기가스)ㆍ통신ㆍ의약ㆍ음식료 등 전통산업에 속해 있으면서 대부분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진입한 종목들이다. 특히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변동이 크지 않아 경기변동에 둔감하며, 안정적인 수익기반과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주가의 변동폭이 지수의 변동폭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하락폭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최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수출 관련 경기민감주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는 한국전력ㆍ한국가스공사ㆍKT&G 등 공기업 3인방과 KTㆍSK텔레콤 등 통신주를 꼽을 수 있다.
◇고배당주=올해 특히 메리트가 부각되는 게 고배당주다. 올해부터
▲시가배당률 공시제도 도입
▲중간배당 허용
▲1년 이상 보유 종목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
▲배당지수의 도입 등으로 배당투자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배당주가 매력적인 이유로
▲3%대의 낮은 예금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배당투자의 상대적 매력이 커질 수 있고
▲안정적인 잉여 현금흐름에 힘입어 상장기업의 배당지급 여력이 크게 증가했으며
▲조정장에서 종목 선정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 등을 꼽았다.
배당주를 선택할 때는 과거 안정적으로 배당을 유지해왔는지, 꾸준한 이익증가가 가능한 지 등을 고려해야 된다. 또 시설투자가 과도하지 않으면서 배당 가능 이익규모가 크며 부채비율이 양호한 기업들을 골라야 된다.
이런 종목으로는 에스오일, 대한전선, LG전선, KT&G, 부산도시가스, 화인케미칼, 인지컨트롤스, INI스틸, LG상사, 한진중공업, 대원강업, LG건설, 포리올 등이 있다.
◇원화 강세 수혜주=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 충격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당분간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6월부터 이어온 박스권(1,160원선)이 깨진데다 원화강세ㆍ달러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화강세가 계속되면 수출 비중이 높지 않으며, 원재료를 수입해 쓰며 외화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런 종목으로는 CJ, 삼양제넥스, 대상, 대한제분, 삼양사, 하이트맥주,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대한항공, 아세아제지, 수출포장(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 대상사료, 한진해운, 풍산, 한국철강, 현대상선, 호남석유화학, 한솔제지(외화 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 등이 있다.
<한기석기자,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