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창시한 ‘통화주의(화폐주의)’는 화폐공급량을 경제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장하는 경제이론이다.
유효수요이론에 근거해 50년대를 풍미했던 ‘케인스 경제학’이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의한 세계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자 통화주의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통화주의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경제학계는 물론 각국의 경제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프리드먼의 이론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미 통화정책은 79년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취임하면서 물가안정을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된다.
프리드먼은 케인스 학파가 주장하는 유효 수요창출을 위한 정부지출 확대와 같은 정부의 시장 개입은 경제를 안정시키기보다는 악화시킨다고 보았다. 따라서 통화주의자들은 30년대 대공항을 정부개입의 의한 통화정책 실패로 결론지었다. 이들은 정부의 시장개입을 반대하면서 자유시장과 사유재산의 철저한 보장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원동력이라고 판단했다. 프리드먼은 63년 애나 J 슈위츠와 공동 집필한 ‘미국의 통화역사’에서 “정부의 재정정책은 경기순환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화주의는 완만한 통화공급의 증가가 대체로 낮은 인플레이션 아래에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통화량과 경제성장을 직접 연결시킨 통화주의는 80년대 들어 통화 외에 경기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이 있다는 점이 미국경제의 실제적인 성과를 통해 반박되면서 다소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