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경제 '잃어버린 10년' 오나

美 소비심리 냉각·中제조업 경기 급락등<br>금융위기發 실물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고조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고 그 여파로 세계경제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소비 위축à물가 하락à실업률 증가à상품 수요 감소à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이 전세계를 덮칠 수 있다는 잿빛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2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스화차이쉰은 올 10월 중국 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05년 7월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44.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6.6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가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실물경기의 후퇴는 제조업을 넘어 전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24개 상장사의 올 9월까지 순익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11%에 그치고 있다. 조만간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닥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10월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2% 증가한 반면 개인소비지출은 4년래 최대 낙폭인 0.3%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미국 경제가 후퇴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조지프 브루수엘라 머크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9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을 보면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 국면에 직면했음을 알 수 있다”며 “현 지표가 신용위기 최악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 만큼 앞으로 나올 지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처럼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새로운 위협이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책 당국이 금리를 제로로 가져 가더라도 유동성 함정에 빠질 경우 실물경기가 반응하지 않아 악성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금융위기로 전세계 국가들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미국 혼자만 경제를 살리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이미 글로벌 경기침체에 진입했으며 위험은 몇 년간의 나쁜 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했던 아시아 국가가 금융위기로 자국 통화 가치 급락, 실물경기 침체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경제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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