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발행물량보다 4배 이상 많은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음에 따라 향후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공기업ㆍ금융회사ㆍ대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3일 10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 공모채를 미 국채(TB) 5년물에 가산금리 80bp(1bp=0.01%포인트)를 얹은 1.827%의 낮은 금리로 발행했다. 삼성전자가 달러채권을 발행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100bp 수준을 예상했지만 외국인들의 청약경쟁이 불붙으면서 20bp나 내릴 수 있었다.
특히 외평채 가산금리가 110bp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보다 조달금리가 낮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똑같은 만기의 달러채권을 발행한 한국석유공사는 210bp를 지급했다.
미국 경기둔화,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10억달러 발행에 총 44억달러의 수요를 보여 4.4배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68개 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는데 국가별 투자가 분포를 보면 북미지역 90.6%, 아시아 5.9%, 유럽 3.5% 등이었다.
박태근 한화증권 수석연구원은 "북한 미사일 리스크와 고유가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가들은 한국경제와 기업들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달러채권뿐 아니라 위안화채권ㆍ엔화채권ㆍ이슬람채권 등 국내 기업들의 발행채권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공모형 해외채권 발행규모는 79억7,00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동기의 40억7,000만달러보다 2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채권이 인기몰이에 나선 것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여타 신흥국에 비해 견조한 경제성장률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국가부채 비율 ▦사상 최고에 달한 보유외환 등이 어우러져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