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의 브랜드 파워]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글로벌 현장을 누빈다" 국내외 넘나들며 '현장경영' 치밀·신중한 1세대 경영인<br>中 식음료-러 유통업등 글로벌 거점서 투자 확대


새로운 동력은 국내에서만 찾을 수 없다. 일찌감치 세계 각지로 눈을 돌린 CEO들은 최근 글로벌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 달에도 몇 차례씩 해외 출장길에 올라 사업장을 챙기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한다. 현재의 글로벌 경영 체계도 CEO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직도 그들에게는 개척해야 할 시장이 너무 많아 보인다. 세계를 향한 CEO들의 바쁜 행보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거화취실(去華就實)’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액자에 담긴 문구다.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한다는 뜻의 이 문구는 신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신 회장의 집무실에는 요즘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로 붐비고 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시작한 계열사의 업무 보고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에는 재개장 준비로 한창이던 롯데월드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는 등 남다른 현장경영에 대한 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홀수 달은 한국에서 짝수 달은 일본에서 머물며 현장 경영과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켜온 한결 같은 일정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현장에서 별로 말이 없기로 유명하다. 말수가 적은 천성 탓도 있지만 치밀하고 신중한 경영 스타일 때문에 항상 관찰하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그는 머리속이 복잡하면 가끔 필드에 나가 골프도 즐기고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여유를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회장에게 2007년은 남다른 해이다.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기업인으로 성공한 그로선 올해가 모국에 투자를 시작한 지 40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에 글로벌 경영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롯데(중국) 투자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내 식음료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신 회장은 하반기에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부문에서 거점 확보를 위해 신규점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역에 대한 투자의 폭을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현재 러시아에 호텔과 백화점, 오피스, 쇼핑 몰 등을 갖춘 복합 센터인 ‘롯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롯데센터에는 백화점과 오피스로 구성된 지상 21층, 지하 4층 규모로 총 연면적만도 4만3,000평에 달한다. 오는 9월 초 롯데센터 건설의 1단계 과정인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은 이 같은 노력의 첫 결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의 이 같은 모스크바 공략은 국내 백화점 업계의 첫 해외 진출 사례로 벤치 마킹의 대상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국내 최초로 112층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는 제2 롯데월드 건설에 각별한 정성을 쏟아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제2 롯데월드는 착공을 향한 힘찬 걸음도 내딛고 있는 중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난 해 지구단위변경계획안 심의를 통과시키는 등 프로젝트 진행이 발 빠르게 진행됐다”며 “최근 공군의 이견 제출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신 회장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지난 67년 롯데제과를 모기업으로 출발해 40년 동안 44개 계열사에서 30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65년 한일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재일 동포 사업가들이 모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장학사업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지난 83년 ‘롯데장학재단’을 설립, 전국의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습시설을 지원해왔다. 지난 94년에는 ‘롯데복지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롯데장학재단은 이공계 전공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 재단으로 소외된 계층을 돕기 위한 복지활동과 산업연수생 등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장학금 지급과 사회복지시설에 227억원과 63억원을 지원했다. 신 회장은 더 나아가 롯데그룹에 걸 맞는 또 다른 사회공헌활동을 찾아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사회공헌재단설립 추진위원회라는 TF팀도 발족을 마무리 한 상태다. TF팀은 당분간 기존 두 재단을 통한 사업 확대와 함께 좀 더 다양한 계층과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사회공헌재단설립 추진은 물론 다양한 계층과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사회공헌 대상 분야를 검토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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