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前회장때 문제… 박용성회장과 관계없어"

위기돌파 정공법 선택<br>■ 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전격 공개<br>"그룹 계열사로 확산등 자충수 될수도"

두산그룹이 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은 박용오 전 회장의 비자금 폭로 파문에 대한 방화벽 쌓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신임 박용성 회장과 과거 분식회계는 별개임을 직간접적으로 강조한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박 회장은 경영책임을 맡자마자 투명성을 강조하는 최고경영자(CEO)임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주변에서는 하지만 “두산산업개발은 그동안 순환출자 방식으로 구성된 두산그룹의 핵심 연결고리였다는 점에서 이번 분식회계 사실 공개의 여파가 오히려 그룹 전체로 번지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정공법으로 난관 돌파=두산산업개발이 8일 공시한 사항은 지난 95년부터 2001년까지 두산산업개발(당시 두산건설)이 매출액을 2,797억원 과다계상하는 방식으로 분식을 했다는 내용이다.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분식회계 고백은 투명경영 차원에서 그간의 과오가 있다면 솔직히 고백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지휘하는 두산그룹의 경영방침은 잘못을 확인하면 즉시 이를 인정하고 개선시켜간다는 모토를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분식회계 시점이 현 박 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심지어 이번 분식 사실 고백이 박용오 전 회장에 대한 역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용오 전 회장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모두 1,800억여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부도덕한 기업인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공개했지만 정작 그 자신이 경영 일선에 나설 당시 분식을 주도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불신해소’에는 2% 부족=이번 고백에도 불구하고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불신의 시각을 제거하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미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데다 두산산업개발은 그룹 계열사들의 복잡한 출자구조에 키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재계 주변에서는 지난 2001년까지의 분식을 끝으로 더 이상의 분식행위는 없다는 점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그룹은 옛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현재의 두산중공업을 만들고 다시 두산중공업의 출자를 통해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합병(M&A)해 현재의 두산산업개발을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기계ㆍ건설 부문의 사업을 단기간에 키워왔다. 특히 박용만 부회장이 이 같은 기업 M&A 작업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M&A 자금과 분식회계를 연결시켜보려는 시각도 만만찮다. 건설업계의 한 재무 관계자는 “두산산업개발이 사업 특성상 분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2001년 이후의 분식은 전혀 없었다고 어떻게 자신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건설업 분식이라는 게 단순히 CEO가 바뀌었다고 해서 어느 한순간 근절될 수 있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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