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협녀, 칼의 기억'서 홍이 역할 맡은 김고은

"첫 액션 힘들었지만 만족… 아직도 팔에 근육 있어요"


"지금도 팔에 근육이 있어요. 무술 감독님이 3년은 갈 거라고 하더라구요"

배우 김고은(24·사진)이 천진한 얼굴로 오른팔을 들어 보였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을 촬영하기 위해 일 년 넘게 무술 연습을 했던 과정들이 아직도 고스란히 몸에 남아 있다. 영화에서 그의 역할은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어릴 때부터 검술을 연마한 18살 소녀 '홍이'. 이병헌·전도연 등 함께 출연한 주역 배우들 가운데서도 단연 액션의 분량이 많다. 종류도 다채로운데, 검술은 물론 하늘을 나는 경공술을 보이기 위해 온종일 와이어를 달고 살아야 했다.

약 2년여 전 촬영에 들어간 영화는 김고은이 처음 경험한 액션물이었다. 촬영 6개월 전부터 하루 4~5시간씩 무술 훈련을 했다.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지만 연습은 정말이지 힘들었다고 한다. 한 번 더 하라면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신재명 무술감독님이 배우들을 혹독하게 다루는 걸로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저에게도 정말 모질게(?) 하셨어요. 힘들고 분해 눈물이 차오르는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절대 울지는 않았어요. 이를 악물고 버텼죠. 그랬더니 감독님이 술자리나 이런 데만 가시면 '김고은이 그때 알아봤다고, 독한 아이'라 말씀하고 다니시더라구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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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배우들이 액션 대부분을 직접 소화한 것으로도 눈길을 끈다. 김고은은 "감독님이 가능한 액션을 다 소화해주시길 바라셨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니깐 처음엔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하지만 실제 대역을 쓴 화면과 내가 직접 한 모습을 비교해보니 감정을 연기하는 액션의 중요함을 알게 됐다"며 "나중에는 내가 아쉬움이 커져서 직접 하겠다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한 김고은은 '몬스터(2014)', '차이나타운(2015)' 등의 영화에서 여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의 실제 모습은 순수하고 맑은 여대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스로도 "일부러 바보 짓을 해서 사람들 웃기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해맑은 성격. 평소에는 한량처럼 지낸다는 그가 욕심을 내는 것은 오로지 '연기'뿐이다. 학교에서도 연기 실습에만 매진해 지금은 구멍 난 학점을 메꾸느라 힘들단다.

"아무리 몸이 힘들고 어려워도 최상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일이 많아지면서 조금 부담되는 것은 이 하나의 욕심마저 채우지 못할까 하는 부분이구요. 앞으로는 '연기'를 위해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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